주한 벨기에 대사 아내의 폭행 논란에 대한 공식 사과문이 올라오자 제대로 된 성의와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며 비판받고 있다.
22일 주한 벨기에 대사관 공식 페이스북에는 옷가게 직원 2명의 뺨을 때려 국민들의 공분을 산 피터 레스쿠이에 벨기에 대사 부인과 관련해 벨기에 대사관의 공식 사과문이 올라왔다. 벨기에 대사 부인이 용산구 한남동 옷가게에서 직원 2명의 머리와 왼쪽 뺨 등을 때린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이다.

벨기에 대사관은 "주한 벨기에 대사는 지난 4월 9일 벌어진 그의 부인에 관련된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그의 부인을 대신하여 피해자에게 사과드린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녀가 한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주한 벨기에 대사는 부인이 입원하던 당일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임을 경찰로부터 전달 받았다"라며 "사건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므로, 주한 벨기에 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코멘트하거나 인터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사 부인은 지난주부터 지금까지 뇌졸중으로 인해 입원 치료 중으로, 현재 경찰 조사에 임할 수 없는 상태"라며 "우리는 대사 부인이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하고 경찰 조사에 협조하여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바다"라고 대사 부인의 현재 상태를 알렸다.
해당 사과문은 영문과 이를 번역한 국문 버전이 함께 올라왔다. 국문 사과문은 대부분의 사과문에 쓰이는 부드러운 경어체 문장 대신 딱딱한 번역체 어투로 올라왔다.

국내외 네티즌들은 사건이 벌어진 지 일주일 만에 올라온 사과문임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형식과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대사 부인이 직접 사과를 해야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네티즌들은 "나쁜 짓을 한 건 대사 당신이 아니라 아내다. 사과할 사람도 그녀", "대사 아내는 폭행 가해자다. 병원에 숨지 마라", "성의가 없다. 한국말을 누가 이딴 식으로 쓰냐? '합니다'라고 고쳐야지", "'incident'가 아니라 'violence'다. 이럴 때도 외교적 언어를 쓰냐", "벨기에 대사관은 사과의 적절한 시기를 놓쳤다. 사과문은 '형식'에서도 문제가 있다. 초등학생이 썼더라도 위 문장보다 훨씬 더 잘 썼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해당 사건에 대한 벨기에 사람들의 반응도 전해졌다. 한 네티즌은 "관련 뉴스가 벨기에에도 올라왔다. 벨기에 사람들은 그들이 당장 해임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사과가 부족한 것도 맞다"라고 의견을 냈다. 벨기에 국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도 "벨기에인으로서 진짜 실망이다. 결국엔 우리나라 및 우리 국민들의 이미지가 더러워졌다"라며 대사 부인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