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하면서 암호화폐를 갖고 있으면서도 여러 이유로 현금화하지 못하는 투자자가 속출하고 있다. 암호화폐 지갑 비밀번호를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한 누리꾼은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 글을 올려 “2년 전에 바이낸스에서 사놓은 코인이 있었다. 한창 비트코인이 유행할 때 아무것도 모르고 50만원 정도 넣어둔 게 있었는데 당시 떨어지기에 ‘아~ 역시 알트코인은 하면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와이프한테 잊어버리고 살자고 했다. 그런데 요새 다시 비트코인이 유행이기에 2년 만에 까서 보니 4배 가까이 올랐다”라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다. 문제는 글쓴이가 해당 암호화폐를 현금화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는 “구글 OTP를 잃어버려서 로그인할 수 없다. 여권을 찍고 인증해야 한다고 하는데 벌써 두 번 실패했다. 일단 계속 도전을 해봐야겠다”라고 말했다.
이 누리꾼의 경우엔 그나마 사정이 낫다. 액수가 많지 않은 데다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이다.
해당 게시물에는 “지인 중 (비트코인) 50개가 묶여 있는 분이 있다. 디지털 지갑 비밀번호를 엠파스 메일로 보내뒀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엠파스가 사라져 비트코인 정보에 접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50개면 현재 시가로 40억원어치다.
이 한국인이 40억원어치 비트코인을 찾지 못해 절망하고 있다면 이 사람을 보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겠다.
스테판 토마스 리플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디지털 지갑에 키를 보관하는 암호화된 하드 드라이브인 아이언키(IronKey)의 비밀번호를 적어둔 종이를 잃었다. 그는 여덟 차례 접속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의 디지털 지갑에는 7002개의 비트코인이 들어 있다. 5600억원어치다. 그는 “남은 두 번의 시도마저 실패한다면 영영 비트코인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절망스러워했다.
올해 초 뉴욕타임즈는 현재 유통되는 중 20%가 잠금을 해독하는 비밀번호를 찾지 못해 디지털 지갑에 묶여있거나 분실됐다고 밝혔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암호화폐 지갑 비밀번호를 잃어버린 사람이 많은 까닭에 비밀번호를 찾아주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월렛 리커버리 서비스(Wallet Recovery Services)의 암호를 찾아주는 조건으로 지갑 속에 든 암호화폐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한다. 이 회사의 공동창립자인 데이브 비트코인(가명)은 복구 성공률이 35%가량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