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가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일본에 “그렇게 안전하다면 오염수로 맥주를 만들어 마셔라”고 말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원전 오염수를) 마셔도 괜찮다"라고 말한 데 대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그렇게 안전하다면 ‘드시죠’ 하면 된다. 그렇게 깨끗하다면 참 아깝우니 음용수로 사용하라. 일본은 물 부족 국가니 (오염수로) 인공호수를 만들어라. 깨끗하다면 (오염수로) 친환경 인공호수를 만들어 국제사회에 미쳤던 악영향들에 대한 명예를 회복하고 국제사회에 도의적으로 갚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린 듯 서 교수는 “공업용수로 쓰고 농업용수로 쓰고 더 나아가 삿포로처럼 후쿠시마 특산 맥주를 만들면 안 될까? (그렇게 깨끗하다면) 발상의 전환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오염수를 권하면 된다”라면서 “안전하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문제의 오염수를 ‘핵연료가 녹아 있는 완전히 으깨진 물’이라고 표현하고 후쿠시마 오염수에는 기본적으로 200종류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사선에 관한 한 아무리 아무리 걱정이 지나쳐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 김현정> 아소 다로 부총리는 처리한 물을 들고, 오염수를 들고 ‘이 정도면 마셔도 됩니다’ 이랬거든요. 이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서균렬> 아, 그러면 ‘드시죠’ 하면 되죠. 과연 드실까요? ‘먼저 드시죠’. 그리고 또 한 가지, 그렇게 깨끗하다면 참 아깝네요. 음용수로 쓰시죠. 우리가 물 부족 아닙니까? 일본도 물 부족 국가예요. 그러면 인공호수 만드시죠. 우리나라 화순 가면 서성제인가요? 250만 톤, 250만이면 딱 좋습니다. 지금의 두 배. 왜냐하면 앞으로 또 나올 것이기 때문에. 인공호수로 친환경으로 하고 그동안 우리 국제사회에 미쳤던 그 악영향들, 이번에 명예회복하고 국제사회에 도의적으로 갚으라는 거죠. 깨끗하다면 말이죠.
◇ 김현정> 먼저 드시라?
◆ 서균렬> 네. 공업용수 쓰고 농업용수 쓰고 한 번 더 나아가서 삿포로처럼 후쿠시마 특산 맥주 만들면 안 될까요?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발상의 전환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권하면 됩니다.
◇ 김현정> 맥주 만들어서 그러면 특산물로 드시라.
◆ 서균렬> 네, 걱정할 거 없습니다. 안전하다면 받아들이세요. 그걸 못 믿겠다는 거죠.
◇ 김현정> 일본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는 걸 지금 말하시는 거예요.
◆ 서균렬> 맞습니다. 저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금 합니다. (웃음)
◇ 김현정> ‘말도 안 되는 무식한 소리를 왜 아소 다로 부총리는 하고 계시느냐?’ 지금 그 얘기를 역설적으로 하신 거예요.
◆ 서균렬> 답답합니다, 정말.
◇ 김현정> 답답합니다. 그런데 교수님, IAEA 같은 국제기구는 일본의 입장을 환영하고 나섰잖아요. 미국이야 외교적인 부분까지 다 얽혀서 그렇다 치더라도, IAEA는 뭔가 그래도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어서 환영한 건 아닙니까?
◆ 서균렬>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물론 편견을 가지는 건 좋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상당히 오래 전까지 유키야 아마노라고 하는 일본 사람이 사무총장이었고요. 그리고 그 당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거의 공든 탑이죠. 이날을 위해서, 이걸 위해서 그때 10년 이상 준비를 한 겁니다.
◇ 김현정> 10년 이상 탑을 쌓았어요?
◆ 서균렬> 네, 과학적인 근거라고 해서 자기네 입맛에 맞는 자료를 가지고 설득하고, 그리고 분담금도 많이 내고요. 미국하고 함께 둘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말씀이 조금 부적절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가 아니고 ‘미일원자력기구’라고 보시면 맞습니다.
그러면 모든 게 깨끗해요. 미국과 일본은 지금 전략적으로 안보면에서 모든 게 끈끈하게 연결돼 있고 특히 원자력을 되찾으려고 해요. 한국, 중국, 러시아가 그 자리를 차지했거든요. 그러면 미국은 후쿠시마를 뒤로 하고 그리고 앞을 보고 가야 됩니다. 일단 후미에 집어넣고 앞으로 전진해야 됩니다. 그러면 이게 모두가 이해되지 않습니까? 이거는 과학을 넘어선 정치, 외교입니다. 주로 원자력 사고를 보면 이거는 과학을 뛰어넘는 게 있습니다. 그게 정치하고 외교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원자력 분야에 있어서는 과학이 아니라 정치와 외교다?
◆ 서균렬> 과학을 뛰어넘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과학이 아니다’가 아니고 ‘과학을 뛰어넘는’이다.
◇ 김현정> 그러면 교수님,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이 문제를 국제해양법재판소로 가져가는 걸 검토해 봐라’ 이렇게 지시했거든요. 지금 교수님 말씀대로라면 쉽지 않겠는데요? 이 소송도?
◆ 서균렬>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 화를 당할 가능성이 있어요.
◇ 김현정> 화를 당해요? 우리가?
◆ 서균렬> 왜냐하면 제가 아는 일본은 그동안에 10년 넘게 꾸준히 이 경우의 수에 대해서 준비를 했을 겁니다. 우리는 그냥 던져볼 것이 아닙니다. 한 번, 두 번 더 생각해야 되는 거예요. 그리고 법을 따지면 속된 표현으로 딱히 딴지를 걸 게 없어요. 왜냐하면 비행기로 실어나른다? 바지선으로 옮긴다? 그거는 안 됩니다마는 그냥 이거는 막을 방법이 없어요. 그러니까 국제해양법마저도 이런 경우, 해안가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여러 기에서 대형사고가, 원자로가 녹고 천장이 날아가는 이걸 예측을 못 한 겁니다.
◇ 김현정> 법적으로 구멍이 뚫려 있다는 얘기군요?
◆ 서균렬> 구멍이 뚫려 있어요. 그래서 일본은 그동안 10년 동안 이런 경우에 대비해서 아마 철저하게...
◇ 김현정> 로비를 엄청 했겠네요.
◆ 서균렬> 로비는 물론이고요. 준비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자칫 잘못하다가는 오히려 국제적인 망신을 당합니다. 그거보다는 이건 국제규약의 문제고 국제도의의 문제고 국제관행입니다. 보세요. 우리가 왜 핵무기를 두려워 합니까? 핵무기 자체도 그렇지만 실험 때문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공중에서, 바다에서, 지하에서. 그게 우리 핵무기 금지조약이 생겼지 않습니까? 이거를 방류 하잖아요? 이거는 영토를 벗어나서, 영해를 벗어나서, 공해로 갑니다. 영해와 공해는 울타리가 없죠. 이 관행을 지금 끊지 않으면 심각합니다.
◇ 김현정> 연대를 해야겠네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소송도 소송이지만 연대가 굉장히 중요하겠네요.
◆ 서균렬> 저는 한중일 연대가 필요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교수님 말씀 고맙습니다. 서울대학교 서균렬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