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선수 출신 서장훈과 방송인 김제동의 강연 영상이 주목받았다.
두 사람 모두 젊은이들에게 조언하는 '멘토'가 돼 강연 무대에 섰다. 하지만 서장훈과 김제동이 전하는 삶의 가치관이 사뭇 다르게 느껴져 눈길을 끌었다.
김제동은 '위로', 서장훈은 '현실'에 방점을 둔 것 같다고 네티즌들은 말했다.
9일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김제동 vs 서장훈 강연 차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는 지난 2016년 서장훈의 '청춘페스티벌' 강연과 2018년 김제동의 JTBC '톡투유' 강연 장면이 각각 있었다.
두 사람의 강연 영상을 본 한 네티즌은 댓글로 "김제동 말은 위로가 될 수 있음. 근데 누가 봐도 현실적인 건 서장훈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제동, 서장훈 강연 영상 및 발언 전문이다.
(김제동 강연)
질문자 = 알바를 했긴 했는데 뭘 하고 싶은지 아직 못 찾았거든요. 그래서 취직도 못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너는 취직을 안 하니, 어디 할 거니' 자꾸 물어볼 때마다 저는 뭐라고 대답할지 몰라서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왜 자꾸 아무것도 안 하냐'고 '놀고 있냐'고 압박을 주니까 그게 고민이에요.
김제동 = OO 씨 아무것도 안 해요? 일 안 하고 싶어요?
질문자 = 하고는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김제동 = 뭘 해야 할지 모르면 안 되나? 뭘 해야 될지 모르는 사람 손 들어보세요? (다수의 사람들이 손을 듦)
아무것도 안 하면 사람이 아무 쓸모가 없는 사람입니까? 병원에 실려 가서 아픈 사람들은 다 아무 쓸모가 없는 사람입니까? 비약이 심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열 받아서 그래요. 저렇게 있으면 되지. 그렇게 있으면 돼. 괜찮아. 하물며 왜 남의 집 딸한테...
뭘 하려면, 뭘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던가. 젊은 친구들한테 왜 취직 안 하냐고 묻지 마세요. 그러려면 자기들이 즉각 즉각 취직이 잘 되는 사회를 만들어놓던가.
(서장훈 강연)
서장훈 = 무책임하게 여러분들을 응원한다? 여러분들의 청춘을 응원한다? 무슨 뭐 아프니까 어쩌고 뭐 이런...다 뻥입니다.
저는 제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합니다. 기성세대가 청춘, 젊은 분들한테 그냥 점수 따고 좋은 얘기하려고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거 즐기면 다 된다?
즐겨서 절대 안 됩니다. 즐겨서 되는 거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본인의 일을 어떤 식으로 즐겨? 즐기는 것에 방법의 차이가 있겠지만 즐겨서 뭘 이루어낼 수 있는 건 저는 단연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냉정하라고 말씀드리는 거고 여러분들을 응원한다? 물론 응원합니다 당연히 응원하죠. 그런데 뭐 노력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못 따라간다? 완전 뻥이에요.
TV에서도 그런 얘기들을 하는 분들을 보고 '어떻게 저렇게 무책임한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자기가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어떻게 저런 무책임한 얘기를 하지?' 저는 정말 그럴 때마다 분노합니다.
물론 개인 간의 차이가 있겠죠. 아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나는 큰 성공을 바라지 않고 나는 그냥 즐겁게 살래', '돈이 많이 없어도 되고 나는 내 가족이랑 즐겁게 살래' 하시는 분들은 괜찮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그래도 내 꿈을 어느 정도 이뤄보겠다, 어느 정도 내가 원하는 곳까지 가보고 싶은 분들에게 그 얘기는 진짜 얼토당토않은 이야기입니다. 즐겨서 되는 거 없습니다.
즐기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정말 예를 들어서 저 같은 경우에 너무 매일 뛰고 그렇게 힘들게 저희 농구 한 번 하면 3kg이 빠지거든요. 숨이 막 꼴딱 꼴딱 넘어가는데 '와 나는 이게 너무 즐겁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이 극한의 고통이 너무 즐겁다? 그럴 순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 나는 이게 고통스럽지 않고 난 너무 이게 즐거워? 그것은 제가 볼 때는 사실 가식이고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아까 우리 여러분들에게 정말 냉정하게, 자신에게 냉정하라는 말씀드리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