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빛낼 줄 알았는데…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린 천재 3명

2021-04-09 18:05

AI 유혹으로 몰락한 천재, 논문표절 들통난 천재
'하버드·스탠퍼드 동시합격' 황당한 거짓말까지

천재, 영재라는 타이틀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이다. 특히 능력주의와 학벌주의가 판치는 한국 사회에서 상당수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를 영재로 키우기 위해 묻지마 사교육 투자를 한다.

하지만 과포장된 능력과 과도한 부담 때문일까. 한때 천재라고 불렸던 신동 중 이후 기대에 못미치는 인생 궤적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최근 한 유튜브에는 '한국을 빛낼 줄 알았는데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천재들 TOP3'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3위. AI 유혹 못이긴 천재 바둑소녀

유튜브 랭킹스쿨 캡처
유튜브 랭킹스쿨 캡처
한때 '대한민국 바둑을 이끌 인재'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던 소녀가 있었다. 바로 2007년생인 김모양이다. 그녀에게는 달갑지않은 훈장이 하나 더 있다. '세계 최연소 자격 정지 프로 바둑기사'라는 불명예다. 김양은 어떤 이유로 이런 굴욕을 당한 것일까.

그녀는 자타가 공인하는 바둑 천재였다. 5세 때 어린이 바둑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남자 연구생들과의 대결에서도 대등한 실력을 연달아 보여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드디어 지난해 만 12세 8개월의 나이에 입단했고 바둑 국가대표로도 활동했다. 그런데 찬란할 것만 같았던 인생은 한 순간에 추락하게 된다.

지난해 9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오로(ORO) 국수전’ 24강 대국 중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사용해 대국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당시 대국에서 김양은 국내 정상급인 이영구 9단(국내 7위)을 제압했다. 이후 김양이 둔 수가 AI 프로그램이 추천한 수와 거의 일치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국기원과 국가대표팀은 AI 전문가에게 기보 판독을 의뢰했고, 김양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김양은 나이가 너무 어려 법적 처벌은 불가능했다. 한국기원은 김양의 프로바둑기사 자격을 단 1년만 정지시키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2위. 표절에 최연소박사 타이틀 물거품

유튜브 랭킹스쿨 캡처
유튜브 랭킹스쿨 캡처

7살의 나이로 대학을 입학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에서만 존재하던 것을 현실화시킨 인물이 있다. 송유근(23)씨다.

그는 만 6세 때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따 눈길을 끌었다. 범국민적인 관심 속에 만 7세의 나이로 인하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중퇴하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국가평생교육진행원에서 학사를 취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의 석박사 통합과정을 이수하며 재기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그 후 2015년 상대론적 우주론과 블랙홀에 관한 논문을 연이어 발표한다. 이를 국제학술지인 '천체물리학 저널'에 제출하면서 국민적 주목을 다시 끌게 된다. 해당 저널에서 논문을 통과시켜준다면 국내 최연소 박사 타이틀을 거머지게 되는 거였다.

그런데 저널은 해당 논문이 표절이라고 발표했다. 그것도 "저작권 침해 문제를 불러일으킬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송씨는 박사학위 취득에 실패하면서 학교에서 제적 처리됐다. 이후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하면서 육군 현역으로 군입대를 하게 된다.

1위 하버드·스탠퍼드 동시합격 황당 거짓말

유튜브 랭킹스쿨 캡처
유튜브 랭킹스쿨 캡처

2015년 6월 4일 국내 일간지 한켠에 놀라운 기사가 올라왔다. 한 한인 여학생이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를 동시 합격했다는 뉴스였다.

하버드와 스탠퍼드가 그녀의 천재성을 높게 평가했으며 1, 2학년은 스탠퍼드대에서, 3, 4학년은 하버드대에서 학업을 수행할 것을 제안했다고 했다.

뒤이어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가 그녀에게 만나자고 제안했다는 후속 보도가 공개되면서 그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높아져만 갔다.

사연의 주인공은 김정윤씨. 김씨는 CBS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출연, 명문대 동시 입학과 저커버그와 나눈 대화에 대한 자신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대급 커리어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이 비판 일색으로 도배되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미국 한인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세계 최고 명문대에서 정해진 커리큘럼을 일제히 무시하고, 단 한명의 학생을 데리고 오려고 이런 제안을 할 리는 없다는 합리적 의심이었다.

결국 동시 입학 주장은 사실이 아닌 걸로 결론났다. 하버드와 스탠퍼드대 합격 통지서가 위조됐으며, 두 대학 또한 그런 학생에게 합격통지서를 발행한 적이 없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희대의 거짓말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저커버그와 나눴다는 대화 내용도 모두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사람의 거짓말에 언론들이 선동당한 대표적인 사럐로 기록됐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