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역사 왜곡이나 인권 탄압을 옹호하는 중국계 아이돌 멤버들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퇴출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힘 없는 아이돌의 비애라며 감싸는 주장도 있다.
최근 중국은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적극 전개하고 있다. 동복공정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려고 중국이 추진 중인 역사 왜곡 프로젝트다. 이 동북공정에 따라 중국은 한복·김치·삼계탕마저 자국 문화라고 우기고 있다. 특히 중국은 자국 출신 연예인들을 이용해 역사 왜곡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탈퇴·퇴출이 시급한 활동 중인 아이돌 17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홍콩 민주화 운동 강경 진압, 신장 위구르족 생산 면화, 남중국해 등을 지지하는 의사를 밝힌 아이돌들의 SNS 게시물을 소개하고 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대만, 아세안 국가 등 총 8개 나라가 영토 분쟁에 연루된 바다의 중국 측 명칭을 의미한다. 중국은 힘의 논리를 내세워 다른 나라 의견은 무시한 채 인공섬을 만들거나 타국 선박을 들이받는 등 많은 사건·사고로 국제사회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글쓴이에 따르면 (여자)아이들 우기는 '我是护旗手(아시호기수: 나는 국기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글과 함께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게재했다.
2019년 8월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를 지지하는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대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바다에 버렸다. 홍콩 정부가 추진했던 송환법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대만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중국 출신 아이돌들이 홍콩 시위대의 행동을 비판하는 동시에 경찰들을 지지한다는 뜻에서 '我是护旗手'라는 글을 올렸다는 게 글쓴이를 포함한 일부 누리꾼의 주장이다.
중국은 2014년 우산혁명,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 때 시위대를 강압적으로 진압했다. 특히 체포한 시위대를 성폭행하거나 구타, 고문하고, 불구속 원칙인 18세 이하 청소년까지 구속하는 등 세계 인권 선언 및 UN 아동권리협약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 누리꾼들은 또한 중국계 아이돌들이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는 절대 나뉠 수 없으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만이 합법적이라고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운동에도 동참 의지를 내비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 운동은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로 인해 주목을 받았다. 쯔위는 2015년 11월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태극기와 함께 대만의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들었다가 중국인들에게 무차별적인 악플을 받았다.
글쓴이는 갓세븐(GOT7) 멤버 잭슨도 중국의 역사 왜곡 시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콩 출신인 잭슨은 한국 팬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반갑게 인사하자 정색하며 “아임 차이니즈. 오케이?”라고 답해 논란을 일으켰다.
에프엑스 출신 빅토리아, 엑소 레이는 최근 "나는 신장 면화를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캠페인 포스터를 SNS 공유했다.
지난해 중국이 신장지구에서 위구르족을 포함한 수십만 명의 소수민족을 면화 수확에 강제 동원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아동까지 면화 수확 노동에 동원한 사실이 영상으로 확인되면서 여러 글로벌 패션 기업이 중국에서 수확하는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글쓴이는 △펜타곤 옌안 △NCT 윈윈·헨드리·양양·쿤·샤오쥔·런쥔 △세븐틴 준·디에잇 △에버글로우 왕이런 △우주소녀 성소·선의·미기 등도 중국 위주의 정치적 게시물을 SNS에 게재한 점을 들어 싸그리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이들 중국계 아이돌의 SNS 게시물에 대해 "선한 영향력이 아니라 악한 영향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을 옹호하는 게시물에 문제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국을 옹호하는 게시물을 올린 것만으로 중국계 아이돌들을 비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누리꾼들도 없진 않다. 해당 연예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문제의 게시물을 올렸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마저 중국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힘 없는 아이돌들의 중국 정부의 압박을 견딜 수 있겠느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중국계 아이돌을 옹호하는 누리꾼들은 "오성홍기 하나만 올린 것만으로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하는 건 확실치 않다" "중국정부 입장을 옹호하지 않으면 잡혀간다" 등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