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죽을 펭귄을 두고...” 다큐멘터리 감독이 내린 결정에 세계가 감동했다

2021-03-25 15:38

BBC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남극에서 내린 결정
협곡에 빠져 죽을 운명인 펭귄 무리를 구출

죽음을 앞두고 있는 펭귄 앞에서 소신 있는 결정을 내린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있다.

BBC 자연 다큐멘터리 '다이너스티' 제작진은 지난 2018년 남극에서 황제 펭귄을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촬영 도중 수십 마리의 황제 펭귄 무리가 협곡에 갇혀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유튜브, Mark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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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은 경사가 너무 높아 펭귄들이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설상가상 이날 온도는 영하 60도까지 떨어졌다. 새끼 펭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씩 죽어갔다.

제작진은 갈등했다. 그들은 프로였다. 그동안 자연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동물의 세계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꼼짝없이 죽을 위기에 처한 펭귄 무리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제작진은 일종의 타협안을 냈다. 펭귄에게 직접 다가가지는 않은 채 협곡을 빠져나갈 수 있는 경사로를 만들어두자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잠시 촬영을 중단했다. 삽을 가져와 펭귄이 오르기에 충분한 경사로를 만들었다. 다행히 펭귄은 새로 생긴 완만한 경사로를 알아보고 협곡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윌 로슨 촬영감독은 "우리는 눈앞에 놓인 상황만 두고 생각했다. 원칙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누군가는 우리의 결정을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옳은 결정을 했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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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상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