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사기공화국'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분노주의)

2021-03-19 15:12

조희팔 사기 사건 가담자들의 형량 눈길
1조300억에 징역 3년형... 340억은 집유

희대의 사기 사건인 '조희팔 금융게이트' 당시 관계자들의 사기액과 형량. /MBC
희대의 사기 사건인 '조희팔 금융게이트' 당시 관계자들의 사기액과 형량. /MBC

타인을 기만해 재물을 얻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인 사기. 국내에서는 성범죄자와 맞먹을 정도의 솜방망이 처벌로 범죄율과 재범률이 다른 범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실제로 국내 사기죄 건수는 2017년(23만169건)부터 지난해(34만5005건)까지 매해 3~4만 건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재범률 또한 2014년 기준 38.8%로 살인과 강도, 강간 등 주요 강력범죄의 평균 재범률(12.4%)에 3배가 넘어 '사기공화국'이라 불릴 만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고액 사기범죄자들의 형량을 공개한 과거 방송 내용이 재조명되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8일 이토랜트, 웃긴대학 등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내 사기꾼이 많은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여기엔 2014년 6월 24일 MBC 'PD수첩'을 통해 방영된 '연 96% 수익, 대박 버섯의 유혹'의 일부 방송 장면이 담겼다.

'조희팔 금융게이트' 관계자들의 사기액과 형량을 언급하고 있는 김상전 전 바른가정경제실천연합 대표. /MBC
'조희팔 금융게이트' 관계자들의 사기액과 형량을 언급하고 있는 김상전 전 바른가정경제실천연합 대표. /MBC

이날 방송에서는 연간 1000억원의 수익을 낸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인텍코 영농조합'의 사기 수법을 소개하며 방송 말미에 희대의 사기 사건인 '조희팔 금융게이트' 관계자들의 사기액과 형량을 공개했다.

해당 사기 사건에 관여한 한 전무는 1조300억원 횡령에 고작 징역 3년형을 받았다.

340억을 횡령한 A센터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90억을 횡령한 B센터장은 징역 1년이었다.

같은 200억을 횡령하고도 집행유예 8개월을 받는 이가 있는가 하면 벌금 1500만원을 내는 이도 있었다. 사기죄의 형량 기준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시 김상전 바른가정경제실천연합 대표는 "상식적으로 1조300억원을 사기 쳤는데, 이게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분노했다.

하지만 김 대표도 2018년 8월 말 조희팔 금융게이트 피해자 5000여명으로부터 20억원가량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입건됐지만, 이듬해 8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나 장래가 유망한 직업이다" "사기 권장하는 사법부" "사기는 경제적 살인이다. 한 사람이 평생을 노력해온 결과물을 단숨에 앗아가는 건데, 형량이 저러면 대체 뭘 믿고 이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냐" "1조에 3년이면 연봉 3000억이 넘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너무나 가벼운 사기죄 형량에 분노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