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로 직격탄을 맞은 PC방이 기사회생하고 있다. 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암호화폐 채굴에 뛰어들어 직접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것. 채굴에 동참하는 업주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아시아경제, 머니투데이, 전자신문 등은 손님이 없어 하염없이 놀리던 컴퓨터로 암호화폐를 캐는 PC방 점주들의 실상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PC방 업계는 코로나19 피해 직격탄을 맞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체 PC방 약 20% 정도가 암호화폐 채굴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개당 5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호황세가 계속 이어지고, 코로나19 여파로 PC방 매출이 크게 악화되자 고성능 사양을 갖춘 PC방이 자구책을 찾아 채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PC방 관리 프로그램 업체들이 채굴로 얻어지는 수익의 약 5~10%를 수수료로 받고 무상으로 솔루션을 설치해주는 것도 채굴 사업을 본격화하는데 크게 한몫했다.
여기에 상업용 전기가 가정용보다 요금 부담이 덜하고, 채굴 시 발생하는 PC 발열이 오히려 겨울철에는 난방비를 아끼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각종 피시방 업주 커뮤니티에는 채굴장 전환을 문의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최신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3060Ti를 탑재한 PC를 100대 가동하면 하루 평균 0.5이더리움 정도가 채굴된다. 23일 정오 기준 이더리움 1개당 시세가 200만원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100만원 가량의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에 가상화폐 채굴에 핵심적인 그래픽카드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엔비디아 RTX 30' 시리즈는 출시 원가 대비 105~145%에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그래픽 카드 제조사 엔비디아(NVIDIA)는 오는 3월 암호화폐 채굴 전용 그래픽카드를 출시하는 동시에 일반 그래픽 카드로 채굴 시 성능을 저하시키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비트코인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것. 일각에서는 최근 채굴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미국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 당국이 비판적 견해를 보이고 있어 전망을 쉽게 알 수 없는 상황이다.
PC방 암호화폐 채굴은 2017~2018년 암호화폐 폭등기에도 크게 유행한 바 있다. 이후 수년간 암호화폐 전반적인 시세 하락과 PC 부품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져 자연스레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한편 채굴은 실제 광물을 캐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로 특정 연산 프로그램을 24시간 돌려 가상 화폐를 버는 것을 뜻한다. 컴퓨터로 고난도 암호 문제를 풀면 가상 화폐를 버는 과정이 광산에서 금을 캐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