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속 7급 공무원이 지난 8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숨진 7급 공무원 A 씨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 주무관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9일 에펨코리아 등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유퀴즈 나오신 7급 공무원분 인스타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했다. 여기에는 7급 공무원 A 씨가 생전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 캡처돼 있었다.
7급 공무원 A 씨는 다소 이른 나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꿈을 이루기까지,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했다. A 씨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들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해당 인스타그램 글은 사람들을 울리고 있다.
A 씨는 인스타그램 글에서 "나는 예전의 나에게서 희망을 찾는다. 부모님의 이혼 과정에서의 불화를 고스란히 겪었던 나와 동생, 엄마와의 갈등 끝에 집에서 쫓기듯 나온 열두 살 나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A 씨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매일을 겉돌던 학창 시절에서의 방황과 열등감, 나를 쫓아오던 불면증과 외로움의 침잠. 부끄럽게도 타고난 성정이 게으르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다는 초조함이 느껴지면 나는 그것대로 어쩔 줄을 몰랐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언제나 무언가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만 했다. 매사에 열정적인 사람이 아니면서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기어코 작년엔 곪았던 것이 터져버렸다. 그 시기 곁에 있어 주었던 모두에게 감사하다. 행여 지금은 함께하지 못할지라도, 나는 그 기억으로 평생을 버텨낼 테니 그저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 위해 이 글을 적는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여전히 꼬박꼬박 병원에 들르고 약을 먹어야 잠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많이 좋아졌다. 행복이 무엇이냐는 두둥실 한 의문에도 한참을 골몰하지 않겠다. 나는 여전히 미성숙하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의 삶의 이유이자 기쁨이며 내 삶의 3분지 2는 작은 행운과 이운으로 가득했음을. (PS. 앞으로도 그럴 거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인스타그램 글 전문이다.
세계일보는 지난 8일 7급 공무원 A 씨 사망 사건을 단독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다소 이른 나이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A 씨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자세한 원인은 현재 경찰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세계일보에 "A 씨가 서무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격무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회사 내부적인 원인은 아닌 것 같다"라고 밝혔다.
7급 공무원 A 씨는 지난해 tvN '유퀴즈'에 출연했다. 1998년생인 A 씨는 만 20세에 최연소로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사연을 전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이 되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했던 과정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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