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반주기 팔아요, 판매가는 100원입니다” (100만원 아닙니다)

2021-02-05 10:04

당근마켓서 폐업 위해 기자재 헐값에 판매 폭증
입간판·테이블·화구·사리면 등 품목도 다양

중고 노래방 기기(왼쪽)와 냉장고 /뉴스1, 당근마켓
중고 노래방 기기(왼쪽)와 냉장고 /뉴스1, 당근마켓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지침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 제한이 시행되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 중 하나는 비말 감염의 우려가 높은 노래방일 것이다. 특히 업종의 성격상 주로 밤에 영업해야 함에도 밤 9시 제한에 걸려 폐업하는 곳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고거래 앱에 노래방 반주기를 100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소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데일리는 4일 '노래방 기기 100원에 팔아요…중고장터로 내몰린 코로나 폐업 자영업자'라는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던 A씨는 최근 당근마켓에 '노래방 반주기 팝니다'라는 제목의 판매 글을 올렸다.

A씨는 "코인노래방 사장이다. 여름에 장기간 집합금지로 인해 기기가 작동하지 않는다. 수리받으셔야 된다"고 설명하며 판매가를 100원에 올렸다.

폐업을 위해 사용하던 기자재들을 무료로 내놓은 사업주들. /당근마켓
폐업을 위해 사용하던 기자재들을 무료로 내놓은 사업주들. /당근마켓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폐업을 하거나 준비 중인 자영업자들이 쉽게 처분할 수 없는 기자재 등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헐값에 판매하는 사례가 폭증하고 있다.

심지어 업소용 미니 쇼케이스나 냉장고 등 대형가전을 무료나눔 해 처리 비용을 절약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음료 제조 기기, 입간판, 테이블, 화구, 사리면 등 무료 나눔 품목도 가지각색이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해 폐업하는 점포들이 늘어나자 기자재들을 싸게 사들여 다시 팔던 폐업업체들의 매입이 크게 준 것이 한몫을 했다.

폐업 점포의 중고 자산 처분 물량이 급증하면서 철거업체가 매입하는 가격은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동시에 재판매로 수익을 올리기가 어려워졌다는 것.

누리꾼들은 "재앙이 끊이질 않는구나" "자영업자들만 너무 많은 희생을 하고 있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 하였는데 골짜기에서 쓰러지지 마시고 다시 산으로 빠르게 오르는 회복이 있길 소망한다" "진심으로 슬프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전국 일반 소상공인 341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액을 조사한 결과, 월 500만~1000만원이 31.3%로 가장 많았다. 월 1000만원 이상도 19.2%나 됐다. 향후 사업장 폐업을 고려한다는 응답(50.6%) 역시 절반에 달했다.

전국 시·도 노래연습장업협회 연합회 회원들이 25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조치 완화를 촉구하며 노래방 기계를 부수고 있다. /뉴스1
전국 시·도 노래연습장업협회 연합회 회원들이 25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조치 완화를 촉구하며 노래방 기계를 부수고 있다. /뉴스1
home 방정훈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