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으로만 여겨졌던 새우가 반려동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관상용 새우는 화려한 생김새로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종류에 따라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새우 한마리에 수백만원
18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반려용으로 키우는 새우는 다 자라도 3㎝ 정도의 작은 크기를 유지한다.
작은 어항을 놓을 수 있는 가로세로 50㎝ 가량의 공간만 있으면 키울 수 있고, 한 번 환경이 조성되면 손이 덜 간다는 장점이 있다. 알록달록한 색과 화려한 생김새를 지녀 관상용 생물로서의 자격도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관상용 새우는 무늬와 반점이 선명하고 기본적인 발색이 좋을수록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저렴한 새우는 몇천원 정도이지만, 최상급이라면 한 마리의 가격이 수백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초보자, 생이과 새우로 입문
관상용 새우는 ‘생이 새우’와 ‘비 쉬림프(Bee Shrimp)’ 계열로 나눌 수 있다.
생이과 새우는 한국과 일본의 담수, 연못 등에 서식하는 새우로, 번식이 쉽고 생명력도 강하다. 가격도 저렴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비 쉬림프 계열로는 ‘크리스탈 레드 쉬림프(레드비)’와 ‘크리스탈 블랙 쉬림프(블랙비)’, ‘킹콩새우’가 있다.
원조인 비 쉬림프를 기준으로 레드비와 블랙비는 순종, 킹콩새우는 잡종이라고 보면 된다. 수익을 낼 수 있는 관상용 새우 대부분이 비 쉬림프 계열이며, 키우는 난이도 역시 생이과 새우보다 높다.
입문 단계에서 많이 키우는 새우는 생이과, 그중에서도 ‘체리새우’다. 산성도나 질산염 농도에 민감하지 않아 비교적 키우기 쉽기 때문이다. 또 다른 생이과 새우인 노랭이새우, 블루벨벳 역시 초보자가 키우기 좋다.
가장 인기가 높은 관상용 새우 종으로는 ‘갤럭시 피쉬본’이 있다. 얼굴에 점이 많아 은하를 연상시키고, 등에는 생선 뼈와 닮은 무늬가 있어 갤럭시 피쉬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갤럭시 피시본은 다양한 등급으로 구분된다. 그중에서도 ‘보아’라는 개체를 몇 대에 걸쳐 교배해 탄생한 ‘설화’는 이름처럼 눈꽃 같은 흰색 문양이 특징이다. 가장 높은 등급은 3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된 적도 있다고 한다.
구입통로, 매장·동호회·브리더
관상용 새우를 구매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것이다. 전문가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새우를 직접 보고 선택할 수 있다. 온라인보다 가격대가 높다는 것은 단점이다.
두 번째는 각종 새우 커뮤니티의 공동구매를 이용하는 것이다. 온라인 새우 커뮤니티에서는 주기적으로 새우 공구를 진행한다. 가격대가 낮아 입문자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다만 공구가 항상 열리는 게 아니며, 대부분의 새우를 해외에서 들여오다 보니 이동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마지막은 새우를 키우는 ‘브리더(사육자)’에게 분양받는 것이다. 온라인 새우 커뮤니티에 ‘새우를 분양한다’는 글이 올라오면 일정한 분양비를 지불하고 구입하는 방식이다. 브리더는 비록 일반인이지만 관상용 새우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며, 전문적인 시설까지 갖춘 경우가 많아 좋은 새우를 얻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새우 재테크’는 바로 이 방법으로 이뤄진다.
새우 분양가는 따로 시세가 형성된 것이 아니기에, 판매자와 구매자가 합의한 가격이 적정가라 볼 수 있다.
관상용 새우를 재테크라는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키우는 과정이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키우는 것 자체에 흥미를 가져야만 자연스럽게 부수입도 따라온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키울 때 유의사항은
새우는 굉장히 예민한 동물이다. 수온은 25℃ 이하로 유지해야 하며, 산성도는 일반적으로 pH 6을 맞춰줘야 한다. 새우 종류에 따라 선호하는 산성도로 조절해 주는 과정도 필요하다. 수질 변화에 민감하기에 가급적 어항에 손을 넣지 않아야 하며, 피치 못할 경우에는 손을 넣기 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또한 어항에 물을 채운 후 바로 새우를 넣는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새우가 살기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과정을 ‘물잡이’라고 부른다. 물을 채운 뒤 최소 일주일 정도 여과기를 작동한 후 새우를 한두 마리씩 넣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물을 갈 때도 한 번에 전부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30%씩 새 물을 넣어 주는 게 좋다.
물잡이가 끝났다고 해서 새우를 어항에 바로 넣었다가는 수온 차로 인해 죽어버릴 수도 있다. 새우를 비닐봉지에 담아 어항 위에 1시간 정도 띄운 후 바늘로 구멍을 뚫어 물이 천천히 섞이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