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와 '만다리나덕'에 이렇게 뜻밖의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2021-01-09 11:50

미국·이탈리아서 태어났지만, 한국으로 귀화한 해외 브랜드
한국서 매출 1조 찍은 휠라… 불매운동에 매각행 미스터피자

신세계그룹 계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7월 스위스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 퍼펙션’을 인수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명품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한 건 처음이었다.

찾아보면 스위스 퍼펙션처럼 한국 기업이 입양한 브랜드는 꽤 있다.

휠라 FILA

휠라 인스타그램 캡처
휠라 인스타그램 캡처

1911년 이탈리아 휠라 형제들이 창업했다. 원래 주력 상품은 속옷이었지만 스포츠웨어로 방향을 바꾼 뒤 1990년대까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매출이 줄면서 위기에 빠졌다.

이에 전 세계 27개국 지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던 휠라코리아의 윤윤수 대표는 2007년 약 4500억원에 휠라 글로벌 사업권을 인수했다. 휠라를 국내 기업으로 바꾼 셈이다.

인수 당시 3900억원(연결기준) 정도였던 휠라의 연 매출은 2019년 3조4000억원대까지 상승했다.

타이틀리스트 Titleist

타이틀리스트 인스타그램 캡처
타이틀리스트 인스타그램 캡처

전 세계에서 골프공을 가장 많이 파는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도 한국 기업이다. 2011년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컨소시엄이 타이틀리스트의 모기업인 미국 아쿠아쉬네트를 12억달러에 인수했다.

골프공, 골프채, 골프 가방 등을 만드는 세계 1위 골프용품 업체다. 전 세계 골프공 시장 점유율만 72%에 달한다.

아쿠아쉬네트는 휠라코리아의 인수 이후 2016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상장했다.

휠라코리아는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한 뒤 원래는 없던 의류도 출시했다. 티셔츠나 바지 1개당 30~40만원대로 비싼 편. 하지만 기존 골프복 브랜드와 달리 젊어 보이는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2019년 타이틀리스트 어패럴 매출은 950억원 수준이다.

만다리나덕 Mandarina duck

만다리나덕 홈페이지 캡처
만다리나덕 홈페이지 캡처

197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의류·패션 잡화 브랜드다. 여행용 가방과 선글라스, 향수, 시계 등을 만든다. 한 때 전 세계 800여개 매장을 운영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모기업인 부라니 그룹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2011년 이랜드가 약 700억원에 부라니 그룹과 만다리나덕 지분 인수 계약을 맺으면서 한국으로 들어왔다.

다만 한국 안에서 만다리나덕 판매는 다른 국내 기업인 (주)나자인에서 한다. 나자인은 2003년부터 부라니 그룹과 장기 계약을 맺고 수입판매원 역할을 했다. 2010년 브랜드 소유권 계약과 상표등록도 끝냈다.

이랜드도 지분만 가지고 있을 뿐 한국에서 만다리나덕 사업을 직접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중국 패션 사업에 유럽 브랜드를 활용하기 위해 국내 판매와 관계없이 만다리나덕을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만다리나덕 한국 매출은 2008년 30억원에서 2018년 800억원으로 10배 넘게 뛰었다.

미스터피자 Mr.Pizza

미스터피자 공식 페이스북
미스터피자 공식 페이스북

미스터피자는 원래 일본의 작은 피자 프랜차이즈였다. 한국에는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1990년 서울 이화여대에 1호점을 냈다.

일본 본사와 차별화한 메뉴로 인기를 끌었다. MP그룹은 6년 만인 1996년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판매권을, 2010년에는 일본 본사까지 인수했다.

하지만 미스터피자는 한국 기업이 인수한 뒤 오히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6년 정 회장의 경비원 폭행 논란이 일었다. 비싼 가격으로 재료를 공급하는 등 가맹점에 갑질 의혹도 불거졌다.

결과는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 급속히 줄어든 매출로 MP그룹은 상장폐지까지 겪었다. 결국 MP그룹은 지난해 미스터피자를 매각 시장에 내놓았다.

스무디킹 Smoothieking

스무디킹 인스타그램 캡처
스무디킹 인스타그램 캡처

스무디킹도 한국으로 귀화한 뒤 고전하는 브랜드다. 생과일 스무디와 음료를 파는 스무디킹은 1973년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한국에 매장이 들어온 건 2003년. 당시 건강 음료 유행을 타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명동 1호점은 2005년 전 세계 스무디킹 매장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2년 스무디킹코리아는 미국 본사 지분 100%를 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2015년 신세계그룹이 한국과 베트남 스무디킹 10년 운영권을 180억원에 다시 샀다.

하지만 이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2016년 8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19년 약 12억원까지 늘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