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강림, 중국 드라마인 줄 알았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 폭발했다

2021-01-07 11:31

중국어로 된 광고와 중국산 인스턴트 식품 사 먹는 등장인물
“중국 드라마냐” vs “제작 환경 감안해야” 누리꾼 의견 갈려

최근 드라마들은 투자 받은 회사 제품을 작품 속에 간접광고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광고를 흔히 PPL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재 방영 중인 어느 국산 드라마가 작품 내에 지나친 중국산 기업 PPL을 집어넣어 누리꾼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보배드림, 82cook, 가생이닷컴 등 국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신강림 드라마 현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의 장면 일부를 캡처한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차은우가 역할을 맡은 남자주인공을 비롯한 드라마 ‘여신강림’ 속 등장인물들은 설정상 한국인이다. 또 드라마 배경도 한국으로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캡처된 드라마 속 장면들 역시 평범한 한국의 일상을 연출하고 있었다. 딱 한 가지만 빼고 말이다.

남자주인공의 얼굴 옆으로 보이는 버스 정류장 광고판에는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징동(京东, JD)’을 소개하는 광고가 실려있었다. 광고 속 쇼핑몰 이름, 광고 문구는 전부 일반인이 읽기 힘든 중국어로 돼 있었다. 드라마 속 배경이 한국인 것을 감안하면 많이 어색한 장면이다.

다음 사진인 편의점 장면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편의점 앞에서 촬영된 장면에서는 등장인물인 여고생들이 음료수와 함께 중국산 ‘인스턴트 훠궈’를 사 먹고 있다. 편의점 유리창에는 해당 제품을 광고하는 중국어 포스터가 붙어있고, 같은 내용의 광고 입간판도 편의점 입구에 세워져 있다.

국내 어딘가에 저런 편의점이 존재한다는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중국 제품을 중국어로 광고하는 한국 편의점과 그곳에서 중국산 인스턴트 음식을 사 먹는 한국 여고생은 PPL을 위해 많이 무리한 설정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 가생이닷컴
온라인 커뮤니티 가생이닷컴

엔딩 크레딧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드라마 ‘여신강림’ 제작진이 무리한 설정의 PPL을 집어넣은 이유는 바로 중국 자본을 투자받았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동과 해당 인스턴트 훠궈를 제작하는 업체의 자본을 투자받아 만들어졌다.

이처럼 최근 드라마들은 비싼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의 자본을 투자받는 일들이 많아졌다. 이로 인해 드라마 내용에 조금씩 중국 자본의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여신강림’의 PPL 장면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장면이 어색하고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댓글을 통해 “중국 드라먀냐” “한국 드라마가 아닌 것 같다” “한문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많냐” “그냥 중국에서 촬영해라” “보기 안 좋다” “과하다” 등 부정적인 의견을 남겼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중국에 수출하려면 저런 장면이 필요할 수도 있다” “드라마 제작 환경을 감안해야 한다” “중국 시장은 중요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유튜브, 'tvN DRAMA'

한편 동명의 인기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은 지난달 9일 첫 방송을 시작해 수도권 최고 시청률 4.7%를 기록하며 방영 중이다. 드라마 포스터가 최초로 공개됐을 때, 등장인물들이 원작 만화와 똑같은 ‘싱크로’를 보여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여신강림' 포스터 / tvN 제공
드라마 '여신강림' 포스터 / tvN 제공
home 황찬익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