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아기 정인이가 양부모의 학대로 세상을 떠나 많은 국민이 공분하고 슬퍼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16개월 아기의 일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네티즌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지난 5일 네이트판에는 "16개월 아기의 일상"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을 "안녕하세요. 현재 16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아기 엄마입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보통 16개월 아이들이 어떠한지 알려 주고자 글을 올린다"고 했다. 이어 "저의 16개월 된 아기는 신장 80센치 체중 10.5킬로그램"이라며 "몸무게는 적게 나가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9킬로그램으로 입양됐던 정인이는 10개월 후 8킬로그램 정도의 몸무게로 눈을 감았습니다. 8킬로그램은 저의 딸이 9개월 될 즈음 무렵 몸무게입니다. 1킬로그램이 성인 기준으로는 매우 작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75~80센치미터도 안되는 아기들은 100그램 차이가 눈에 보일 정도로 크게 난다"라고 했다.
또한 정인이가 사망 하루 전 어린이집에서 힘없이 우유를 마시고 있던 것과 관련해 "16개월 아기는 우유를 간식으로는 먹지만 식사로 먹지는 않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냥 일반 어른 식사에서 맵고 짠 맛을 뺸, 어른과 비슷한 식사를 합니다. 국을 먹기도 하고 소고기를 먹기도 하고 주먹밥을 먹기도 합니다. 생선구이도 좋아하고 미역국도 좋아합니다"라고 했다.
글쓴이는 "16개월 아기는 말은 잘 못 하지만 모든 걸 다 압니다. 이 사람이 나를 혼내는지, 사랑해주는지. 또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감정 표현도 확실하지요. 배가 고프면 부엌에서 '맘마'를 찾고 좋아하는 책을 읽어달라고 소리를 치기도 하고 사고를 쳤을 때 혼을 내면 눈치를 보기도 하고 애교를 부리기도 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인이에게 이런 평범한 일상이 있었을까요? 가슴이 미어집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글쓴이는 16개월 아기는 생각보다 강하다고 했다. 그는 "쿵 소리 나게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거나 부딪혀 울기도 하지만 손을 탁탁 털고 다시 뛰어놀기도 합니다. 가끔은 멍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아기의 체구가 작은 만큼 멍드는 크기도 엄지손톱 크기를 넘지 않습니다... 어떤 장난을 치더라도, 놀다가 다치더라도 온몸에 멍이 들 수는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갈비뼈가, 쇄골뼈가 골절되지 않습니다. 뱃속이 피와 염증으로 가득 차지 않습니다. 췌장이 끊어질 수 없습니다. 엄마는 상상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글쓴이는 16개월 아기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16개월 아기의 평범한 일상을 담담히 묘사하며 세상을 안타깝게 떠난 정인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다음은 글쓴이의 글 전문이다.
16개월 아기의 일상.
안녕하세요. 현재 16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아기 엄마입니다.
저의 16개월 된 아기는 신장 80센치 체중 10.5킬로그램입니다.
키는 보통이지만 몸무게는 적게 나가지요.
적게 나가는 체중이 늘 저의 걱정거리 입니다.
그러나 아기의 몸무게 더디더라도 늘었으면 늘었지
줄었던 적은 돌발진 때 (100그램 정도)
한번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9킬로그램으로 입양되었던
정인이는 10개월 후, 8킬로그램 정도의 몸무게로
눈을 감았습니다.
(8킬로그램은 저의 딸 9개월 될 즈음 무렵 무게입니다.
1킬로그램이 성인기준으로는 매우 작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75에서 80센치미터도 안되는 아기들은 100그램 차이가
꽤나 큽니다. 눈으로 보일 정도 입니다.)
16개월 아기는 우유를 간식으로는 먹지만
식사로 먹지는 않습니다.
그냥 일반 어른 식사에서 맵고 짠 맛을 뺀 , 어른과 비슷한 식사를 합니다. 국을 먹기도 하고 소고기를 먹기도 하고
주먹밥을 먹기도 합니다.
생선구이도 좋아하고 미역국도 좋아합니다.
그러나 멀건 쌀미음?, 분유를 주식으로 먹지 않습니다.
고추장 ?만지지도 못하게 합니다.
엄마라면 그렇게 줄 수 없습니다.
16개월 아기는 말은 잘 못하지만 모든 걸 다 압니다.
이 사람이 나를 혼내는 지, 사랑해주는 지,
또,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감정 표현도 확실하지요.
배가 고프면 부엌에서 "맘마"를 찾고
좋아하는 책을 읽어달라고 소리를 치기도 하고
사고를 쳤을 때 혼을 내면 눈치를 보기도 하고
애교를 부리기도 합니다.
넘어져 부딪혔을 때 달래주지 않으면 내내 웁니다.
거울을 보면서 웃는표정, 찡그린표정을 지으며 놀기도 하지요.
아빠가 출근할 때에는 서럽게 울기도 하고
목욕하자 하면 깔깔 거리면서 웃으며 도망다니고
좋아하는 과자를 주면 공손해지기도 합니다.
보통 16개월 아기는 이렇게 하루를 보냅니다.
정인이에게는 이런 평범한 일상이 있었을까요?
가슴이 미어집니다. . . . . .
16개월 아기는 생각보다 강합니다. 쿵소리나게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거나 부딪혀 울기도 하지만
손을 탁탁 털고 다시 뛰어놀기도 합니다.
가끔은 멍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나 아기의 체구가 작은 만큼 멍드는 크기도
엄지 손톱 크기를 넘지 않습니다.
집안에서 다치는 곳은 대개 티비다이, 소파, 식탁의자 ,
아기 미끄럼틀 , 아기 장난감 주변 정도 이죠.
부딪혀도 아가가 혼자 놀다 다치는 경우는
크게 다치지도 않으며 멍도 작게 생깁니다.
일반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그럴 것입니다.
어떤 장난을 치더라도, 놀다가 다치더라도
온 몸에 멍이 들 수는 없습니다.
갈비뼈가 , 쇄골뼈가 골절 되지 않습니다.
뱃속이 피와 염증으로 가득차지 않습니다.
췌장이 끊어질 수 없습니다.
엄마는 상상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16개월 아기는 생각보다 조심성이 많습니다.
저번에는 다쳤지만 이번에는 조심합니다.
한번 다치고 나서는
다치지 않는 걸 스스로 터득하고 배웁니다.
방어?하는 것을 학습합니다.
정인이는 매일 매일 학대? 폭력을 학습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16개월 아기는 겁이 많습니다.
잘 놀다가도, 사고를 치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엄마를 확인합니다. 엄마를 확인하고 나서야
하던 놀이를 마저합니다. 같이 장을 보고
트렁크에 짐을 정리하는 2분 남짓한 시간도
참지못하고 엉엉 웁니다. 서럽게 울어재낍니다.
보통의 16개월 아기는 그렇습니다.
차에서 오랜 시간동안 혼자 있을 수 없습니다.
정인이가 차에서 공포를 느끼며 혼자 있었던 날이
하루가 아닐 것입니다.
16개월 저의 아기는 잘 때 제 품에 안겨자기도 하고 뒹굴뒹굴
거리다 잠이 들기도 합니다. 더 놀고싶어 떼를 쓰기도 합니다.
그래도 토닥토닥 재웁니다.
문득 정인이는 어떻게 잠이 들었을까?
어둠속에서 잠들기까지 얼마나 무서웠을지. .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자는 시간이
유일하게 , . .그나마 쉴 수 있는 시간. .
편히 숨 쉴 수 있는 시간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16개월 평범한 아기들의 일상은 보통 이럴 것입니다.
정인이는 평범한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외롭고 끔찍했을 아이의 삶이, 상상만 해도 참담합니다.
고단하고 힘겨웠을 삶을 살았던 아이가 편히 쉬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가해자들이 엄벌에 처하기를 바랍니다.
처음 정인이 기사를 보았을 때 부끄럽게도 모르는 체 했습니다.
마음만 아파서 기사제목만 보고 외면 했습니다.
아마도 저처럼 불편한 마음에 고개를 돌리는 분들 있을 겁니다.
그러나 한번만 관심 가져주세요. .
입양 전 정인이 얼굴을 보았는데. . ,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들었습니다.
내내 그늘진 정인이 얼굴이 가슴에 내려 앉은 채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진정서를 보내고 왔습니다.
쓰는데 20분 남짓, 우체국에 가서 대기하고 보내는데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이 진정서가 도움이 될 지 , 영향을 미칠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어른인 제가, 이 사회 구성원 중 하나에 불과한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그렇게 했습니다.
너무너무 바빠도 정인이 사건에 관심을 거두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