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몰래 촬영한 남성에게 내려진 원심 무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6일 대한경제 보도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무죄 판결 받았던 A씨가 유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거나 생활 편의 위해 신체 일부를 드러냈더라도 이를 몰래 촬영할 경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이번 사건 같이 의복이 몸에 밀착해 엉덩이와 허벅지 부분의 굴곡이 드러나는 경우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할 수 있다"며 "레깅스가 일상복으로 활용된다거나 피해자가 레깅스를 입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는 사정은 레깅스를 입은 피해자의 모습이 타인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없는 타당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5월 A 씨는 버스에서 레깅스를 입고 있던 피해 여성 B 씨의 뒷모습을 휴대전화로 약 8초 동안 몰래 동영상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019년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의 행위가 부적절하고 B 씨에게 불쾌감을 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A 씨가 특별히 B 씨의 엉덩이 부위를 확대하거나 부각해 촬영하지는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B 씨가 입고 있던 레깅스는 B 씨와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들 사이에서 운동복을 넘어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있고, B 씨 역시 이 같은 옷차림으로 대중교통에 탑승해 이동했다"며 "레깅스를 입은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적 욕망의 대상이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