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세계 최초 접종자'는 영국의 90살 할머니에게 돌아갔다.
8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에서 80세 이상 노인 등을 대상으로 백신접종이 시작된 뒤 가장 먼저 백신을 맞은 사람은 마거릿 키넌 할머니였다.
키넌 할머니는 이날 오전 6시 31분 코번트리의 대학병원에서 백신을 접종했다. 앞으로 그는 21일 안에 두 번째 접종분을 맞을 계획이다.
다음 주면 91세가 되는 키넌 할머니는 백신 접종 순간의 느낌에 대해 "정말 좋았다"며 "나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생일선물을 앞당겨 받았다"면서 "한 해 대부분을 혼자서 보내다가 드디어 새해에는 가족 및 친구들과 보내는 것을 고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첫 번째 사람이 된 것을 너무나도 영광으로 여긴다"면서 "(백신을 놓아준) 간호사와 국민보건서비스(NHS)에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 중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아일랜드 에니스킬렌 출신으로 코번트리에서 60여년을 산 키넌 할머니는 보석가게 직원으로 일하다가 4년 전 은퇴했으며 슬하에 1남 1녀의 자녀와 4명의 손주가 있다.
이날 키넌 할머니에게 백신을 놓은 간호사 메이 파슨스는 "큰 영광으로 역사적인 날 중요한 일을 담당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지난 몇 달간 NHS에서 일하는 모두가 힘들었는데, 이제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이는 느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시몬 스티븐스 NHS 잉글랜드 대표는 "영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고 1년도 안 돼 의학적으로 승인된 첫 백신을 배포하게 됐는데 이는 놀랄만한 성취"라면서 "이를 현실로 만들어준 모든 이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은 지난 2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고, 이날 세계 최초로 접종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