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은…” 故 박지선 아버지가 직접 쓴 '지식인' 답변 (전문)

2020-11-02 19:20

개그우먼 박지선 사망 소식 전해지자 재조명
박지선 아버지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추측되는 지식인 글

개그우먼 故 박지선이 모친과 함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과거 박지선의 아버지가 직접 작성했다고 알려진 지식인 답변 글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지난 2007년 8월 네이버 '지식 iN'에는 "박지선이 진짜 여자냐. 다들 여자라는데 저는 남자 같다"라는 다소 짓궂은 질문 글이 올라왔다.

이하 네이버 지식인
이하 네이버 지식인

시간이 흐른 후 2008년 9월 해당 질문 글에 한 답변이 달렸다. 바로 박지선의 아버지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바로 그 답변이었다.

박지선의 아버지는 질문글에서 "1984년 음력 11월 3일 저녁 7시 5분 부평 성모자애병원에서 3.1kg의 건강한 아기로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라며 운을 띄웠다.

이어 "초-중-고 줄곧 우등생과 학교 반장을 도맡아 하였으며 아주 성실하고 착한 학생이었다. 거기다 유머까지 가지고 있어 친구들 사이에서 늘 인기가 많았다. 그 흔한 학원 한번 과외 한 번 받지 않고도 늘 좋은 정석을 낸 것은 철두철미한 예습 복습과 성실한 학교 생활이었다"라고 딸 박지선을 칭찬했다.

그는 "고등학교 전 학년 성적이 아주 우수하여 고려대학교에 수시모집에 합격하였다"라며 "고연전 마지막 날 때는 안암동 거리를 또는 신촌 거리를 늘 앞장서서 휘젓고 다니곤 했다. 개그우먼 박지선은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4학년 1학기까지 다니고 현재 2학기 휴학 중이다. 그냥 KBS 소속으로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지선의 부친은 "KBS 22기 공채 개그맨 박지선은 사인도 없다. 그냥 누구 누구 씨에게 '박지선 KBS 22기 신인 개그맨 고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에게 그려주던 아주 귀여운 그림 하나 그려주는 게 사인의 전부다. 사인을 연습할 만큼 박지선은 자신을 내세울 준비를 하지 않았다.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된다 하더라도 절대 자신을 내세우는 박지선이 아니다. 박지선은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사인을 이렇게 해준 사람에게 미안해서라도 바꾸질 못하겠단다"라며 겸손하고 소박했던 박지선을 표현했다.

MBC '복면가왕'
MBC '복면가왕'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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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버스 기사님께 인사하는 개그맨, KBS 본관·별관 경비아저씨께 인사 잘하는 개그맨이다. 박지선은 개그맨 선후배 사이에서도 좋게 평가 받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박지선은 속이 깊고 겸손하고 남을 많이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 딸 박지선의 건강과 무궁한 발전이 함께하길 바란다"라며 자신이 박지선의 아버지임을 직접 밝혔다.

부친은 "그렇게 아픔을 겪고도 좋은 대학교를 갔던 것처럼 어떤 역경이 닥쳐온다고 해도 박지선은 헤쳐 나가리라 본다"라고 답변을 마무리 했다.

누리꾼들은 "제발 오보이길 바란다", "미소가 참 따뜻했던 개그우먼", "안타까운 마음 뿐" 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 다음은 박지선 아버지가 직접 지식인에 작성했다고 알려진 답변 전문입니다.

박지선 (朴智宣)

1984년 음 11월 3일 저녁 7시 5분 부평 성모자애병원에서 3.1kg의 건강한 아기로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

인천 서구 가좌초등학교 5학년 때 연수구 연수초등학교로 전학 연수초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연수중학교-연수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였고 초-중-고 줄곧 우등생과 학교 반장을 도맡아 하였으며 아주 성실하고 착한 학생이었다

거기다 유머까지 가지고 있어 친구들 사이에서 늘 인기가 많았다

그 흔한 학원 한번 과외 한번 받지 않고도 늘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철두철미한 예습복습과 성실한 학교 생활이었다

오빠도 그랬지만 지선이한테도 단 한번도 공부하란 소리를 해 본적이 없다

고등학교 전학년 성적이 아주 우수하여 고려대학교에 수시모집에 합격하였다

고려대학교 1학년 때 KBS 서바이벌 정글특급이란 프로에 각 대학교 학생들이 나와서 게임하는 형식으로 우승하면 유럽을 보내주는 프로였는데 연세대학교 외 다수의 대학과 함께 고려대학교 대표로 출연하여 게임은 초반에 떨어졌지만 프로를 즐길 줄 알았다

그때부터 개그맨의 기질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대학 생활은 1,2,3학년때는 열심히 공부도 하였지만 또 열심히 놀기도 했다

고연전 마지막 날 때는 안암동 거리를 또는 신촌 거리를 늘 앞장 서서 휘젓고 다니곤 했다

대학교 때 그룹 과제의 발표를 도맡아서 하였으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재미있어할까를 연구하며 발표하였고 늘 재미있게 발표한다고 교수님께 나름대로 칭찬도 받았다

지선이는 남 안가진 끼를 가지고 있다고 교수님께서 은근히 개그맨의 길을 부추기신건 아닌가 싶다 ㅎㅎ

4학년 때는 놀기보다는 공부에 더 열심하여 좋은 학점으로 장학금도 받았고 장학금 우수학생으로 표창장 몇번 받았다

학과 게시판에 우수학생 명단에 박지선이 올라온 걸 보고 후배들이 웃기는 선배인줄만 알았는데 공부도 열심히 한다며 깜짝 놀랬다고 한다

개그맨 박지선은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4학년 1학기까지 다니고 현재 2학기 휴학중이다

그냥 KBS 소속으로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하고 있다

KBS 22기 공채 개그맨 박지선은 싸인도 없다

그냥

누구누구씨에게

박지선

KBS 22기 신인개그맨

고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어렸을때부터

친구들에게 그려주던 아주 귀여운 그림 하나

그려주는게 싸인의 전부다

싸인을 연습할만큼 박지선은 자신을 내세울 준비를 하지 않았다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된다 하더라도 절대 자신을 내세우는 박지선이 아니다

박지선은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싸인을 이렇게 해준 사람에게

미안해서라도 바꾸질 못하겠단다

버스기사님께 인사하는 개그맨

KBS 본관, 별관 경비 아저씨께 인사 잘하는 개그맨

박지선은 개그맨 선후배 사이에서도 좋게 평가받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박지선은 속이 깊고 겸손하고 남을 많이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딸 박지선의 건강과 무궁한 발전이 함께하길 바란다

그렇게 아픔을 겪고도 좋은 대학교를 갔던 것처럼

어떤 역경이 닥쳐온다고 해도 박지선은 헤쳐 나가리라 본다

음악도 정말로 사랑하는 음악광인 박지선은

유명한 개그맨으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때까지 열심히 정진할 것으로 믿는다...........

home 김유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