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가 툭툭 끊기는 마당인데… ‘클라우드 게임’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2020-09-17 10:29

5G 통신망 보급 부족으로 게임 이용 차질
한국어화 부족, 청소년 이용 불가도 문제

지포스나우 관련 이미지 / LG유플러스 제공
지포스나우 관련 이미지 / LG유플러스 제공

게임 기술의 미래는 어디 있을까? 혹자는 시대를 대표하는 게임 기술이 2000년대는 PC, 2010년대는 모바일, 그리고 2020년대에는 클라우드 게이밍에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게임 기술의 미래를 선점하려고 국내 이동통신사 3사가 앞다투어 독자적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LG유플러스의 ‘지포스 나우(GeForce NOW)’, 지난달 12일 출시한 KT의 ‘게임박스(GameBox)’, 그리고 지난 15일 출시하고 16일 기자 간담회를 가진 SK텔레콤의 ‘5GX 클라우드 게임(5GX Cloud Game)’이 바로 그것이다.

보다 효율적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도입하려고 LG유플러스는 그래픽 카드 전문 기업 엔비디아(NVIDIA)와, SKT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이밍 브랜드 엑스박스(Xbox)와 손을 잡았다. KT는 자체 플랫폼 구축을 위해 대만 유비투스(Ubitus)와 협력 중이다.

세 종류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모두 통신사와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100~300종이 넘는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인터넷만 연결돼 있다면 스마트폰, 스마트TV, 구형 PC 등 기기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고사양 콘솔∙PC게임을 구동할 수 있다. 게임 작동에 필요한 연산을 해당 기기가 아닌 메인 서버 슈퍼컴퓨터가 처리하는 클라우드 기능 덕분이다.

겉으로만 보면 클라우드 게임은 첨단을 달리는 게임 업계의 새로운 방향이며, 일찌감치 해당 서비스를 시작한 이통3사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박스 관련 이미지 / KT 제공
게임박스 관련 이미지 / KT 제공

3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공통으로 가지는 가장 큰 문제는 아직 모바일 5G 환경이 국내에 상용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터넷 속도다. 기기에서 가동되는 것이 아니라 서버를 통해 게임 프로그램을 연산하기 때문에 인터넷 속도가 느리면 플레이어와 게임 조작 사이에 딜레이가 발생하게 된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나는 명령을 내렸는데, 게임 속 캐릭터는 잠시 뒤에 명령에 따르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입력지연 현상’이라고 한다. 클라우드 게임에서 입력지연 현상의 최소화는 게임의 완성도를 책임지는 핵심 과제다.

통신사들은 4G LTE 환경과 와이파이 환경에서도 클라우드 게임이 무리 없이 구동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서비스 사용자들은 5G 환경이 아닌 상태에서 게임을 작동시키면 딜레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하 구글 플레이 캡쳐
이하 구글 플레이 캡쳐

4G LTE는 평균 지연시간이 30ms로 길기 때문에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는 데 적합하지 않다. 평균 지연시간이 10ms 정도 되는 5G 환경에서 플레이해야만 최적의 컨디션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문제는 국내 5G 통신 환경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퉁신부가 발표한 ‘5G 통신 품질 평가’에 따르면 국내 이통3사의 평균 5G 지연시간은 30.01ms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LTE 통신 품질 평가’에서 LTE가 기록한 평균 36.34ms와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국내 5G 통신 품질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5G 통신의 장점 중 하나로 여겨지는 다운로드 속도 역시 최대 20Gbps(2.5GB/s)에 달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30% 수준인 평균 656.56Mbps에 그쳤다.

또 국내 5G 기지국의 개통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 수도권과 광역시에 집중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외 지역에 살고 있다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강제로 4G LTE나 와이파이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5G 주파수가 물체에 의해 차폐되기 쉽다 보니 건물 안에서 통신이 터지지 않는 문제 역시 현재진행 중이다.

결과적으로 현재와 같은 5G 통신 상태로는 이통3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하기도 어렵고, 게임에 접속해도 제대로 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다.

서비스 중인 게임 자체에 대한 문제점도 존재한다. 현재 이통3사에서 제공 중인 게임들은 유료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할 만한 게임이 없다거나, 저사양 PC에서 돌아갈 수준의 게임들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KT와 SKT의 경우 서비스 중인 해외 게임의 절반 정도가 번역되지 않았다. 유저들은 턱없이 부족한 한국어화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큰 단점으로 꼽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청소년 이용 불가 서비스라는 점도 단점이다. 현재 게임 산업에서 가장 주요한 소비층 중 하나는 청소년 세대다. 현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들의 경우 게임 등급 분류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청소년 이용 불가 서비스로 출범했다. 이 점이 청소년 유저들의 원망을 사고 있다. 현재 3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중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은 15세 이상 이용가의 KT 게임박스뿐이다.

애플의 정책 때문에 아직 IOS 이용자들은 이통3사 클라우드 게임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 애플이 자사 앱스토어에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줬지만, 스트리밍되는 게임을 개별 앱으로 다운로드 받도록 규정했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원활한 서비스 공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GX 클라우드 게임 관련 이미지 / SKT 제공
5GX 클라우드 게임 관련 이미지 / SKT 제공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이통사 관계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할 만한 게임이 없고 한국어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게임박스는 현재 약 110여종의 게임을 제공하고 있으며, 테이크투인터렉티브, 스마일게이트, NHN 등과 협력해 인기 게임을 지속 추가하고 있다”며 “현재 한글로 제공 중인 게임은 전체의 약 40% 수준으로 한글화 작업도 지속할 계획이다”고 답했다.

SKT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부족한 한국어화를 언급했다. 관계자는 “현재 한국어화는 반 정도 진행된 상태”라며 “나머지 반은 차차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어화는 물론이고 성우 녹음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 환경 부족에 대해 “모바일 클라우드 게임의 경우 저지연 특성상 5G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며 “5G 커버리지는 점차 확대중으로 이 부분도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지원 게임의 다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포스나우는 세계 최대 게임 스토어 ‘스팀’과 연동된다”며 “'리그오브레전드' 풀옵션이나 국내 PC 게임 중 최고사양 수준인 '검은사막', '툼레이더' 시리즈 및 '데스티니가디언즈'와 같은 고사양게임도 이용 가능하다”고 했다. 청소년 이용불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게임관리물위원회 가이드를 준수하고 있다"며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home 황찬익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