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아빠 친구분 딸 집에 갔다가 충격받고 가출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아빠랑 중고등학교를 같이 나온 죽마고우 친구가 돌아가셨는데. 그 친구분께는 저랑 나이가 똑같은 외동딸 한 명이 있고 그 딸의 어머니는 암으로 돌아가신 지 거의 10년이 돼 결국 친구 딸은 세상에 혼자 남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가 친구 딸을 챙겨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거였다. 저희 가족 외식할 때 10번 중에 친구 딸은 8번은 와서 함께 식사했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그런데 외식 안 올 때는 사정이 있어서 안 온 게 아니라 아빠가 친구 딸 집에 대창, 관자, 소고기 같은 음식을 많이 사다 주셔서 그거 먹어야 된다고 안 온 거다"라며 "솔직히 아빠에게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후 친구(딸)는 글쓴이의 집에 놀러 와 식사를 했다. 식사 중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앓고 있어 유독 더위를 많이 타는 글쓴이는 방에서 선풍기를 가지고 나와 틀었다.
그런데 친구는 갑자기 덥다는 듯이 5분 정도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이에 아빠는 직접 일어나 선풍기를 친구 쪽으로만 바람이 나오도록 조정했다.
짜증이 난 글쓴이는 다시 신경질적으로 선풍기를 돌렸고 결국 친구는 "저 그만 집에 가보겠다"며 나갔다. 놀란 글쓴이는 그날 이후 아빠에게 사과했다.
아빠는 "나한테 사과할 게 아니라 친구한테 가서 진심으로 사과하자. 그날 집에 가서 많이 울었다더라"고 말했다. 이후 글쓴이는 아빠와 함께 친구가 산다는 집에 갔다.
친구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빠는 익숙하다는 듯 거실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친구는 "라면 끓여드리냐"고 물었고 아빠는 "계란 풀지 말고 끓여달라고" 자연스럽게 말했다.
이어 친구를 따라 방에 들어간 글쓴이는 충격을 받았다. 친구 방에 있는 침대, 이불, PC 모니터, 스탠드 조명, 거기다 선풍기까지 똑같은 게 방에 있었던 것이다.
순간 그 방을 증거로 남겨둬야겠다고 생각한 글쓴이는 사진을 공개하며 "도대체 아빠의 그 징그러울 정도로 자연스러웠던 친구 집에서의 행동들, 그리고 저와 모든 가전제품을 똑같이 따라 산 그 방 물건들 전부 뭐였을까요..?"라며 조언을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