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이 논란의 인물인 고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을 두고 '영웅'이라고 말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에 대해 일제 강점기 조선 총독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회장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을 향해 “마치 일제 강점기 조선 총독과 같이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찌른다”고 직격했다.
헤럴드경제 따르면, 그는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백선엽 육군 대장에 대해) 영웅이고 보물이라고 했다”며 “지금 대한민국의 압도적 다수가 친일문제 청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외국 군대의 사령관이 그 문제에 대해 거리낌없이 발언하는 것은 오만방자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완용이 죽었을 때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가 추도사에서 동양 일류의 정치인이라고 격찬한 적이 있는데,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은 저에게 사이토 총독을 연상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사람들은 나치에 대해 아주 엄격하다”며 “한국에 대해 미국의 종속 국가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이런 언행을 할 수 있겠느냐”고 에이브럼스사령관을 향해 반문했다.
그는 “간도특설대는 유태인을 학살하고 레지스탕스(나치 저항세력)를 잔혹하게 탄압한 나치의 게슈타포(비밀경찰)에 비견되는 조직"이라면서 "그 단체에 몸담은 백선엽을 영웅이라고 하는 것은 유태인은 중요하고 조선인은 그렇지 않다는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 11일 전날 백선엽 장군 부음 소식에 성명을 내고 “진심으로 그리워질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고 추앙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백 장군은 종종 주한미군을 방문해 한국전쟁과 군인으로서의 그의 경험을 이야기했다”면서 “백 장군은 오늘날 한미동맹을 구체화하는데 믿을 수 없는 공헌을 했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광복회는 일제 강점기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들을 주축으로 1965년 설립된 대표적인 항일독립운동가 단체다.
김 회장은 조선의열단 김근수 지사와 광복군 출신 전월선 여사 사이 장남으로 1944년 중국 충칭(重慶)에서 태어났다. 14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19년 5월 제21대 광복회장으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