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면세품이 26일 오전 오프라인 매장에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은 명품을 구매하기 위한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롯데백화점 측에서 마련한 대기 공간에는 마스크 착용 안내문과 함께 밀접 접촉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테이프가 바닥에 붙여져 있었다.
오전 8시 눈대중으로 어림잡아도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대기 행렬 속 고객들의 표정은 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지난 25일 진행된 프리오픈 관련 뉴스를 미리 접하고 온 고객들은 ‘대기줄 준비물’까지 챙겨와 비장함마저 감돌게 했다.
백화점 개점 전까지 바닥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돗자리와 캠핑용 의자를 가져오는가 하면, 책과 신문 등 읽을거리와 함께 간단한 간식거리를 준비해왔다. 평소 서울 영등포역에서 보기 힘든 진풍경이 펼쳐졌다.
가장 먼저 도착해 대기줄 앞자리에 앉아있는 여성 고객은 몇 시부터 기다렸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새벽 4시부터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 뒤에 앉아 있는 20대 남성 역시 새벽 4시 조금 넘어 도착했다고 했다.
이번 명품 재고품 사재기와 코로나19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쇼핑시간은 20분, 구매는 품목당 1개로 제한됐다. 20분간의 짧은 쇼핑시간만큼 고객들의 구매계획도 전략적이었다.
30대 여성 직장인은 생로랑 가방을 구매하겠다며 정확한 제품명을 술술 읊는가 하면, 오전 8시부터 줄을 섰다는 50대 주부 고객은 “출근 혼잡시간을 고려해 이태원에서 영등포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 오늘 작은 가죽 가방과 액세서리 머리핀을 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전 10시가 지나자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번호표를 배부했다. 8시에 도착한 기자는 번호표 137번을 받았다. 이날 배부된 번호표는 700번까지다. 100번대 이후로는 낮 12시부터 입장이 가능했다.
이날 입점된 브랜드는 생로랑, 발렌티노, 막스마라, 지방시, 끌로에, 토리버치 등 8개다. 백화점 정가 대비 할인율은 15~40%가량. 롯데 측은 고객 간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고자 행사장 규모에 맞춰 입장 고객 수를 20~30명씩 나누어 진행했다. 또 직접 제품을 착용할 경우를 대비해 라텍스 위생장갑도 제공했다.
가방 구매에 성공한 30대 여성 고객은 “오전 8시부터 기다렸다. 다행히 제품이 동나기 전에 입장해 생각해뒀던 브랜드 가방을 하나 구매했다. 여행가지 않고도 면세 상품을 구매해 좋았다”고 말했다.
번호표 130번대를 받은 20대 여성 고객은 “최근 면세품 재고가 핫이슈인데 오프라인 행사는 롯데백화점밖에 없었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구매할 제품이 많이 없었다. 카드지갑을 살까 했는데 해외 직구가 더 저렴한 것 같아 빈손으로 나왔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입고 상품이 모두 팔릴 경우 내일 명품 재고품 행사를 못 할 수도 있다. 오후 품절률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면세 명품 재고품 오프라인 판매 점포는 ▲백화점 노원점·영등포점·대전점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기흥점·김해점 ▲아울렛 광주수완점 ▲대구 이시아폴리스점 총 8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