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허허벌판이다. 하지만 곧 기라성 같은 게임회사들을 비롯한 IT 기업이 빽빽하게 들어선다. 경기 과천에 위치한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 얘기다. 게임업계 톱5인 넷마블, 펄어비스를 비롯한 IT 기업의 연구개발(R&D)센터, 신사옥 등이 이곳에 둥지를 틀면 판교 못지않은 새로운 산업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서울 구로구에 사옥을 두고 있는 넷마블은 2018년 8월 과천시와 용지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부동산 투자법인 지타운피에프브이(PFV)를 설립했다. 이듬해 2월 PFV에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기반산업용지(1만3838㎡) 지분 20%(134억원)을 넘기면서 새 터전 건립에 시동을 걸었다.
총사업비 약 3600억원의 이 건물은 지하 6층, 지상 15층으로 연면적 12만9000㎡ 규모다. 오는 8월 착공을 시작해 2023년 2월 준공된다. 구로구에서 신사옥 설립을 병행 중인 넷마블은 과천 건물을 인공지능(AI) 기반 연구개발 빅데이터 분석 및 인프라 개발 등을 위한 연구·개발(R&D)센터로 사용할 방침이다.
현재 안양에 본사를 둔 펄어비스는 과천에 새 둥지를 튼다. 지난해 11월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 12-1획지에 지분 100%로 지상 15층 규모의 신사옥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첫 삽을 떴다. 2022년 상반기 준공된다. 건물의 구체적인 사용 용도는 아직 계획 중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개발 공간과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개발 보안을 위해 건물을 매입했다”고 했다.
게임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 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언택트 문화의 확산도 이를 더욱 촉진했다”며 “회사가 커지면 근무 인력도 늘어난다. IT, 게임 업체들이 사옥 확장에 나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기자가 방문한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아직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채 휑하니 비어 있었다. 구획이 나뉘어 있어 곧 태동할 채비를 하는 듯했다. 인근 아파트는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도보로 5분가량 거리에 세대가 가득 찬 아파트가 위치해,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다. 정부종합청사 근처에 위치한 데다 판교테크노밸리, 양재테크시티 등 산업단지와도 약 9㎞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실제로 판교까지 자동차로 20분 안팎밖에 걸리지 않는다.
넷마블, 펄어비스 이외에 RFHIC, 가비아, 세종텔레콤 등이 과천지식정보타운을 메울 예정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가 판교에 버금가는 대규모 IT 산업클러스터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지리적 이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분산했다는 장점이 있다”며 “판교처럼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IT 기술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천이 행정도시를 넘어, 첨단도시 이미지를 제고하길 바란다”며 “일자리 창출, 우수 기업 유치, 인구 유입 및 직접적인 세수 확보 등 여러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늦어도 내후년부터는 대부분 기업이 착공에 들어간다. 일부 구획의 분양가 협상도 곧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IT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들어서기 때문에 정확하진 않지만 약 100여개 기업이 들어설 것”이라며 “유수의 기업이 이곳에 입주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내후년쯤 완공되면 상권이 들어서고 많은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며 “판교 못지않은 IT 산업단지가 조성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IT·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많아 젊은 직장인이 붐빌 것으로 보인다”며 “인근의 대부분 부지가 분양됐다. 백화점까진 어려울 것 같지만 산업단지에 맞는 면모를 충분히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편 과천시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이 지식기반서비스업과 R&D 중심의 첨단업무기능을 도입해 최적의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과천시에 따르면 이곳은 쾌적한 기업 환경 조성으로 주거기능과 업무기능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