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0, 안 팔려도 너무 안 팔리자… 이재용 부회장이 내린 특급 결단

2020-06-16 14:27

'코로나19 불확실성' '이 부회장 사법리스크' 암초 만난 삼성
이례적으로 DS·IM 릴레이 점검… 갤럭시S20 보급형 나올수도

갤럭시S20+ 방탄소년단(BTS) 에디션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하 뉴스1
갤럭시S20+ 방탄소년단(BTS) 에디션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하 뉴스1
삼성전자가 안팎으로 초비상 상태에 처했다. 안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바깥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및 판매 부진이 삼성전자를 짓누르고 있다.

이 부회장은 15일 디바이스솔루션(DS), IT·모바일(IM) 부문 사장단과 평택·기흥·수원 사업장에서 릴레이 간담회를 갖고 위기 극복 전략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먼저 김기남 삼성전자 DS 부문 대표이사·부회장 등 DS부문 경영진과 만나 글로벌 반도체 시황과 투자 전략을 논의하고 글로벌 시황 및 무역 분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등 무선사업부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판매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장단을 하루에 모두 만난 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DS와 IM 부문을 비롯한 사업부가 처한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검찰 수사 등 사법리스크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이달 말 이 부회장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심의 기일이 예정된 만큼 이 부회장이 발걸음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DS와 IM 중 특히 심상찮은 곳은 IM이다. 갤럭시S20 판매량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실제로 갤럭시S20은 S시리즈 사상 판매량이 가장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판매량이 적은 탓에 해외 부품사에 대해 발주 주문까지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중국 화웨이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화웨이가 시장 점유율 21.4%를 기록해 19.1%에 그친 삼성전자를 따라잡았다. 화웨이가 월간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회복이 시작됐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판매는 부진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판매를 늘리기 위해 가격 인하, 보급형 갤럭시S20 모델 출시 등의 방안을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전 모델인 갤럭시S10에 갤럭시S10e, 갤럭시S10 라이트라는 보급형 모델을 추가한 바 있다. 갤럭시S20 모델에도 30~40% 저렴한 라이트 모델이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다. 이 부회장이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된 뒤 삼성전자는 한동안 대규모 투자와 대형 M&A를 중단했다. 사법 리스크가 길어질수록 과감한 투자가 요원해진다. 그러면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및 스마트폰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