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작 1시간만에 삼겹살 20% 할인…대형마트 눈물의 '떨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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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사용 불가로 매출 20% 이상 추락
금값된 축산 가격 낮춰 고객 모시기 경쟁

대형마트 할인행사/이하 뉴스1
대형마트 할인행사/이하 뉴스1

# 지난 4일 낮 12시 서울 한 대형마트. 축산 코너 진열대에 놓인 낱개 포장 삼겹살에 '할인'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유통기한이 임박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당일 포장한 고기였다. 삼겹살은 분홍빛을 띠며 신선했다.


마트 직원은 "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선도가 떨어지는 제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도 이같은 풍경은 있었다. 주로 영업종료 시간이 임박했을 때였다. 하지만 오전부터 할인행사에 나선 것은 그만큼 손님 끌기가 절박하다는 방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정부가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손님이 더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 삼겹살 떨이 판매 앞당겨…매출 부진 해소 안간힘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떨이 할인은 오후 늦게 마감 한두 시간을 앞두고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점장 재량으로 매출이 부진한 매장은 할인 시작을 앞당길 수는 있다. 공식적인 할인 행사와 결이 다르다. 대상은 신선 제품이 대부분이다. 시간이 지나면 상품성이 떨어져 가격을 낮춰서라도 재고 소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업을 시작한 지 불과 1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추가 할인을 택한 것은 드문 경우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떨이 할인 품목은 고객에게 신선도가 떨어진 제품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공식 행사를 통해 할인하는 것이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대형마트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입을 모았다.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매장으로 발길을 돌린 손님을 되찾기 위해 이른 할인판매에 나선 셈이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사용 시작 이후 전체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20% 이상 줄었다"며 "축산 매출 타격이 가장 크다"고 우려했다.


28일 서울 시내 대형 마트 정육코너에 삼겹살이 진열돼있다. 2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1kg당 2만3,827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4개월 만에 가장 비싼 가격이다
28일 서울 시내 대형 마트 정육코너에 삼겹살이 진열돼있다. 2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1kg당 2만3,827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4개월 만에 가장 비싼 가격이다

◇ 재난지원금 사용 이후 삼겹살·한우 폭등…대형마트 가격할인 꺼냈다


최근 대형마트가 축산 품목에 집중하는 이유는 삼겹살·한우 가격이 폭등하고 있어서다. 최소 수십만원씩 받은 재난지원금은 '공돈'이란 인식이 강하다. 사용 기한은 오는 8월까지.


소비자들은 재난지원금을 평소에 비싸서 지출을 꺼리던 품목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삼겹살(국산 냉장) 100g 소매가격은 2420원(6월4일기준)으로 1개월전과 비교해 15% 올랐다. 한우 역시 역대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평소 부담을 느껴 멀리했던 육류에 소비가 몰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형마트는 이같은 점에 착안, 육류 가격 할인에 나서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는 삼겹살보다 가격이 비싼 한우를 최대 40% 할인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의 바잉 파워를 앞세워 이윤을 줄이더라도 일단 고객 모시기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최근 이마트가 입점 임대매장을 이용한 고객에게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대형마트가 재난을 맞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며 "일단 고객을 매장으로 찾을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