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4개 노후 지하철 역사를 열린 문화예술공간으로 바꾼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14개 역사에 총 사업비 2640억 원을 투입해 문화예술철도를 조성한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시는 노후화된 지하철 역사를 문화 예술적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문화예술철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예술철도사업이란 노후역사 리모델링, 환경개선과 연계해 안전은 물론 쾌적하고 수준 높은 문화예술적 경험이 가능한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무분별한 상업성 광고를 문화 예술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함은 물론, 체계화하고 절제된 공간 디자인으로 ‘문화예술 콘텐츠’로서의 지하철 역사 공간을 창출해 시민 일상 속 문화예술체험의 기회를 확대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의 대상은 특화 시범역 2개역, 1호선 8개역, 4호선 4개역이다. 사업을 통해 승강장, 대합실, 유휴공간 등이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보수된다.
서울시는 5호선 영등포시장역을 문화예술철도 특화 시범역으로 조성한다. 영등포시장역은 ‘시장의 재발견’을 테마로 시장이 가진 요소, 정서를 새롭게 재발견해 예술, 문화, 교류, 경험 등이 이루어지는 다채로운 공간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영등포시장역은 공구, 완구, 청과 등 전통적 도매 상권의 역사적 맥락, 문래 창작촌 등 지역 문화중심 인프라가 활발한 문화예술적 요소, 대규모 유휴공간(1539㎡/2단계 사업)을 갖춘 곳으로 만든다.
영등포시장역은 지하 1~6층 시설이다. 지하1층 대합실에는 매월 새로운 주제의 테마 플리마켓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이자 지역 문화콘텐츠 전시 공간인 ‘로컬 크리에이터 마켓’으로 조성한다.
지하2층 유휴공간(구 역무실)은 ‘로컬 크리에이터 라운지’로 조성해 영등포 지역성을 반영한 로컬 광고 콘텐츠 상영, 지역을 재해석한 카페 문화공간, 전시공간, 커뮤니티 룸으로 기획, 지역 커뮤니티 형성의 장으로 조성한다.
지하2층 공실상가는 ‘로컬 크리에이터 랩’으로 조성해 유튜브 콘텐츠 제작실, 제품 촬영 스튜디오 및 팝업 전시공간 등 로컬 크리에이터의 스튜디오 및 전시공간으로 조성돼 지역주민과 예술가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역사 내 계단은 지역 안팎의 신진 작가 3명의 작품이 전시되는 계단미술관 1, 2, 3으로 조성되는데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각각 다른 콘셉트 및 내용의 작품들이 전시돼 시민의 일상 속에서 쉽게 미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영등포시장 특화 시범역 사업은 1, 2단계로 나누어 진행된다. 1단계 사업은 시비 47억원을 투입해 다음달 조성 완료할 예정이며, 2단계 사업은 사업비 76억원을 투입해 내년 12월 완료 예정이다.
서울시는 또한 시범역사 조성사업인 군자역의 일부 구역을 ‘열린 미술관’으로 조성한다. 군자역 5호선 승강장을 중심으로 대칭 이동통로 구간 내 유휴공간을 활용, 미디어 베이스 전시공간으로 금년 내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1호선은 1974년 개통해 장기 사용으로 시설물 노후가 심각하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청량리 10개역 중 이미 리모델링된 2개 역(시청, 동묘)을 제외한 8개 역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1, 2단계 사업으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 사업(종로5가, 동대문, 신설동)은 올해 내 완공을 목표로 지하철 역사 공간의 수준을 높인 ‘기본형(스탠다드형) 모델’ 구축을 목적으로 마감재와 디자인을 공통 적용했으며, 역별로 부분적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합정역 5번출구부터 신설동 유령역까지… 대중매체 속 `서울 지하철`
1호선 2단계 사업(서울, 종각, 종로3가, 종로5가, 제기동, 청량리)은 오는 12월 설계 완료해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4호선은 냉방시 설 미설치 7개 역사(신용산, 이촌, 충정로, 서울, 한성대, 미아, 쌍문) 중 지역 균형발전 취지 강북 4개 역사를 우선 선정해 안전하고 쾌적한 역사 환경, 공간 그 자체가 콘텐츠인 역사로 개선한다.
서울역은 ‘역사의 기둥, 미래를 향해 열린 공간’을 테마로 서울을 상징하는 중앙역의 정체성 유지를 위해 기존의 ‘붉은 벽돌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열린공간으로 재편된다.
한성대입구역은 대학로의 공연문화공간과 연계 ‘무대(Theater)’를 테마로 검정색 컬러 코드를 적용한다.
쌍문역은 ‘기억의 재구성’을 테마로 오랜 세월 지역주민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상징요소(둘리, 타일벽화) 등을 재구성한다.
미아역은 ‘허브’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모티브로 한다.
서울시 황보연 도시교통실장은 “삭막한 지하철 역사에 문화와 예술을 입혀 즐거운 경험과 편리함을 제공하고, 지역의 문화예술 거점공간으로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