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에 있던 전두환 동상이 광주로 옮겨졌다.
2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앞에는 '무릎 꿇은 전두환 동상'이 설치됐다. 동상은 무릎을 꿇고 포승줄에 묶인 채 쇠창살 안에 갇혀있는 모습이다.
서울에 있을 때와 같은 동상이었지만 이번에는 쇠창살에 아예 뿅망치를 걸어둬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날 시민들은 자신의 운동화로 동상 얼굴에 갖다대 짓밟는 퍼포먼스를 보이는가 하면, 걸려있는 뿅망치로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전두환 동상은 지난해 12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 처음 전시됐다. 당시 지나가던 시민들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맨손과 책 등을 이용해 동상을 여러 차례 내리쳤다. 결국 전시 2주 만에 동상 머리에 균열이 생기는 일이 발생했다.
전두환(89) 씨는 오는 27일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방법원 재판에 선다. 이날 5·18 단체는 전 씨가 재판에 출석하는 광주지법 앞에 전두환 동상을 옮겨 설치한 후 전두환 엄중 처벌과 5·18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