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아들 잃은 의사 아빠가 '민식이법'에 전혀 다른 의견 내놨다

2020-03-25 21:00

엄마가 일하는 병원에서 숨진 아이
현직 의사, 자신의 경험 통해 민식이법 비판

어린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민식이법'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재활의학과 전문의 김경렬 씨는 유튜브 채널 '부산의사 김원장'에 한 영상을 올렸다. 김 씨는 카메라 앞에 혼자 앉아 마이크에 대고 조곤조곤 가슴 아픈 과거를 털어놨다.

이하 유튜브, '부산의사 김원장'
이하 유튜브, '부산의사 김원장'
김 씨 아들은 지난 2013년 어린이집 차를 기다리다 트럭에 치였다. 아이는 엄마가 교수로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가해 차량 운전자는 사고 현장 근처 마트에서 식료품을 납품하던 중년 여성이었다. 김 씨는 합의금을 받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대리인을 통해 일을 진행했기 때문에 가해자와 그의 가족들을 한 번도 보지 않았다.

한때 즐거운 일상을 보냈던 김경렬 씨와 아들
한때 즐거운 일상을 보냈던 김경렬 씨와 아들

김 씨는 "지금도 가슴에 응어리진 것이 있다"라며 책 한 권을 들어 보였다.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쓴 '어제까지의 세계'다. 그는 책 속에 묘사된 교통사고 장면을 그대로 읽고 작가 생각을 전했다.

김 씨는 "(작가가) 얘기한 것처럼 피해자와 가족에게 돈보다 중요한 것은 가해자의 사과, 상실과 슬픔에 대한 인정"이라고 말했다.

故 김민식 군 부모 / 채널A '아이콘택트'
故 김민식 군 부모 / 채널A '아이콘택트'

그는 "가해자를 보지도 않았으니 용서할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더 괴로운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민식이법'을 언급했다. 김 씨는 "(민식이법의) 과도한 형량이 가해자와 피해자 간 진정한 사과와 용서의 기회를 박탈한다"라고 주장했다.

영상 말미 발언을 모두 마친 김 씨가 사라지자 생전 아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던 사진이 나왔다. 사진 초점은 점점 위로 이동하면서 하늘로 향했고 영상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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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