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전국의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일

2020-02-27 18:03

알바생은 확진자 마주치면 어쩌나 조마조마
가맹점주는 손님 뚝 떨어져 매출 감소 걱정

코로나19 감염 우려 확산으로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고 있다.  / 이지은 기자
코로나19 감염 우려 확산으로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고 있다. / 이지은 기자

“(그만둬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다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요.”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알바생은 코로나19가 무섭다며 이처럼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편의점 알바생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편의점은 그 특성상 24시간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드는 곳인 만큼 감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코로나19 세 번째 확진자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의 한 GS25 편의점을 다녀간 것으로 밝혀져 직원은 물론 방문 소비자까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해당 지점은 즉시 방역과 소독을 실시하고 확진자를 마주한 직원은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했다.

편의점 종사자들이 모이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네에 확진자가 나왔는데 일을 그만둬야 하나’ ‘코로나 때문에 그만두고 싶은데 후임자를 구하기 힘들다’ ‘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다’ 등의 하소연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정부가 마스크 일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공적 판매처에 출고한다.
정부가 마스크 일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공적 판매처에 출고한다.

편의점 가맹점주의 시름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매출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마스크를 공적으로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마스크를 사려고 편의점을 찾았던 소비자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스크 가격 폭등과 마트 줄서기 등을 막기 위해 마스크 일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공적 판매처에 출고한다고 밝혔다. 공적 판매처에 해당하는 곳은 우체국과 약국, 농협 등이다. 편의점은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남은 마스크 재고까지 모두 팔려 코로나 사태 전보다 매출이 15%가량 늘었다”면서도 “마스크 입고가 안 된다고 하니 손님도 다시 줄어들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 B씨는 “거리에 사람들이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매출이 10%나 떨어졌다. 다음 달부터는 인근 회사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한다고 해서 더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가맹점주 C씨는 “kf94 마스크는 다 나가고 면 마스크만 두 개 남았다”며 “그나마 마스크를 찾는 손님이 많았는데, 정부 규제에 따라 마스크는 약국에서 판매된다고 들었다. 편의점으로는 당분간 입고가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마스크 수급이 안정을 찾으면 공적 판매처에 포함할지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