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교제한 여자친구가 나이·직업·집안을 전부 속였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채팅 속 인물과 7년 동안 교제하면서 농락당한 남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나정남(가명) 씨의 동생 기남(가명) 씨는 평소 형의 여자친구가 의심스러웠다. 형의 말에 따르면 여자친구 A 씨는 미모의 소아과 의사에 가족들도 전부 의사·변호사인 상위 1% 집안 막내딸이었다. 하지만 39살 평범한 직장인 형을 만난다는 게 수상했다.
급기야 정남 씨는 봄에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고 했지만 그의 가족들은 단 한 번도 A 씨를 만날 수 없었다. 결혼식도 '살이 쪄서 흉하다', '의사라서 바쁘다' 등 핑계로 미뤄졌다.
수상함을 감지한 제작진과 동생 기남 씨는 A 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먼저 부산 시내 중심부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근무한다고 했지만, 시내 그 어디에서도 A 씨와 같은 이름 의사는 찾을 수 없었다. 전원주택이라고 했던 A 씨 주소지 역시 허름한 상가 건물이었다. 심지어 그에 대해 아는 주민도 없었다.
충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택배 기사로 위장해 A 씨 번호로 연락을 시도해 직접 만나기로 했다. 약속 장소에는 A 씨가 아닌 중학생 또래 남자 아이가 나타났다. 그는 A 씨가 자신의 엄마라고 밝혔다.
정남 씨와 7년 간 교제했다던 A 씨는 알고 보니 나이, 직업, 집안 등이 전부 거짓말이었다. 38세라고 속였지만 실제 A 씨 나이는 57세였다. 이또한 처음 A 씨는 46살이라고 속였다가 제작진에게 실제 나이가 발각됐다.
정남 씨와 A 씨는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났다. A 씨는 외로워서 가볍게 시작했다가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생 처음이다. 이렇게 사람을 좋아했던 감정 처음이다"라며 "의사였었다. 그게 중요한가. 속이려고 했던 게 아니다. 좋아서 결혼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혼이다"라며 "원래 마흔여섯 살이고 적당한 때 성형수술 조금 다듬고 올라가서 정상적으로 사람 만나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고 했다.
결국 정남 씨에게 제작진은 사실을 전부 알렸다. 그제서야 정남 씨는 그 동안 한 번도 A 씨를 만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달 마다 150만 원, 대출금 포함해 8~9천만 원 정도를 줬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정남 씨와 그의 가족은 7년 만에 처음으로 A 씨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정남 씨가 그 동안 미모의 의사라고 알고 있었던 여성의 사진 역시 가짜였기 때문이다. A 씨는 "조카 사진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정남 씨는 결국 "부모님께 좋은 며느릿감 소개시켜 드리고 제가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후 그는 고소장을 접수해 A 씨와 7년 관계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