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의사들이 모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퍼져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의사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의 캡처 사진이 퍼졌다. 이 사진에는 지난달 '난 진료가 다 뻥이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글이 담겨 있었다.
글쓴이는 "어차피 나한테 오는 인간들 진단명도 모르겠고 뭐라고 지껄이는 지도 모르겠다. 90% 이상은 무슨 병인지도 모르는 희한한 질병"이라며 "그래서 그냥 아무 말이나 지껄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가슴이 답답한 환자에게는 '심장이 약하다',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뇌혈관이 약하다' 등으로 진단했다. 환자가 왜 당뇨약 조절이 안 되냐고 물으면 "그냥 아무렇게나 대충 bst(혈당 검사) 후 정상이라 뻥치면 좋아한다"라고 전했다. 심지어 혈압도 정상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의 폭로(?)는 더 있었다. 그는 "그저 돈 되는 것만 빼먹는다"라며 "그냥 다 뻥이다. 이렇게 뻥치며 살아도 꾸역꾸역 온다. 그냥 난 인간이 싫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댓글에서도 폭로가 이어졌다. 그는 "MRI 가져오면 그냥 구글 같은데 들어가서 아무거나 올려놓고 뻥 친다. 어차피 인간들은 모른다"라고 말했다.
다른 의사들의 댓글은 더 충격적이었다. 첫 번째 댓글은 "잘하고 있다"였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해당 댓글에 공감을 눌렀다.
익명의 힘을 빌려 또 다른 양심 고백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사용자는 "솔직히 말해서 나 같은 경우는 환자 얘기 듣는 둥 마는 둥 내 기분 따라 아무 처방이나 막 하는데 환자들 사이에서 내가 진료 잘 본다는 헛소문이 돌아서 환자가 너무 늘고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무슨 자존심 세운다고 그렇게 못 하는 내가 부끄럽다"라며 글 작성자를 옹호하기도 했다.
작성자는 해당 글이 퍼질 것을 두려워했다. 다른 의사들은 훌륭한데 본인만 그런 것이라고 시인했다.
그러자 한 이용자는 "어차피 낭설이 진실이 되는 세상인데 다들 그 정도 뻥은 치고 살잖아요 안 그래요?"라고 답했다.
해당 내용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에펨코리아, 네이트판 등에 퍼지자 공분을 피할 수 없었다.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과 자신이 받았던 오진 경험을 털어놓는 이들도 있었다.
반면 모든 의사가 그런 것은 아니라며 살면서 만난 좋은 의사들이 많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해당 글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현재 해당 글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로 의사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존재한다. 한 공중보건의사 온라인 커뮤니티는 로그인 시 아이디, 비밀번호 외에 의사면허번호 등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회원 가입할 때에는 공중보건의 재직 증명서, 학생증 등 서류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