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아파트 사는 아이들이 임대 아파트 사는 친구들에게 휴거지, 전거지 등이라 놀립니다"
15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도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의 고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신도시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재직 중인 교사다. 동네에 브랜드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가 같이 있다"며 "브랜드 아파트 학부모들이 임대 아파트랑 학군을 분리해달라고 민원도 넣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 개념 없는 부모들 밑에서 자라서 그런가 아이들 중에도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애들이 있다"며 "기사로만 접하던 '휴거지'라는 말을 하더라. 그때 아이들에게 화를 크게 냈다. 다 큰 6학년 남학생이 무서워서 눈물 흘릴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반 아이들에게 '휴거지'라는 말을 쓰지 못하도록 경고했다. 이 같은 단어를 또 쓸 경우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도 놓았다. 여기서 '휴거지'는 임대 아파트명 앞글자에 거지를 합성한 단어다.
그러나 반 아이들은 달라지는 게 없었다. '휴거지'라는 말 대신에 '전거지', '월거지' 등을 사용했다. 전세와 월세에 거지를 붙인 단어였다. 심지어 부모 월소득을 비하하는 '이백충', '삼백충'이라는 말도 썼다.
글쓴이는 "도대체 아이들이 전세와 월세 개념을 어찌 아는지 또 부모가 월소득을 왜 아이들에게 알려주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너무 궁금해서 브랜드 아파트 가격을 찾아보니 3억도 안 하더라. 3억짜리 아파트 가지고 있다고 본인들은 임대 아파트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그 어리석음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끝으로 "액수는 중요하지 않지만 돈 몇 푼 더 가지고 있다고 인간성을 상실해버린 그들이 이해가 안 된다"며 "나도 어릴 때 아버지 사업 실패로 사춘기 시기에 가난으로 고생했던 걸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아프다. 이런 아이들을 어찌해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다음은 글쓴이 글 전문>
근무하는 학교가 최근에 개발된 신도시예요.
그래서 브랜드아파트와 주공아파트가 같이 있는데 브랜드아파트 학부모들이 주공아파트랑 학구를 분리해달라고 민원도 넣는 그런 동네예요.
그들의 주장대로 학구 분리하면 주공아파트 아이들은 바로옆에 있는 학교냅두고 걸어서 15분 더 걸리는 학교로 가야하는데 말이 안되는 소리죠.
근데 그런 개념없는 부모 밑에서 자라서 그런가, 아이들 중에서도 그런 정신나간 소리를 하는 애들이 있었어요.
제 교실에서 기사로만 접하던 휴거지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정말 화를 많이 냈어요. 다 큰 6학년 남학생이 무서워서 눈물 흘릴 정도로요.
그 사건 이후로 정말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경고했어요. 앞으로 그런 단어를 사용한다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요.
그 이후에도 학교에서는 그런말을 사용안해도 학교에서는 이백충이니 삼백충이니 거리다가 이제는 전거지 월거지까지 나왔어요. 전세거지 월세거지요.
대체 학생들이 전세 월세의 개념을 어찌아는지, 부모의 월소득을 왜 어린아이들에게 알려주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궁금해서 그 브랜드 아파트 가격 찾아보니 3억도 안하네요.
참 3억짜리 아파트가지고 있다고 주공아파트랑은 다르다 생각하는 그들의 어리석음이... 액수는 중요하지 않지만 돈 몇푼 더 가지고 있다고 인간성을 상실해버린 그들이 너무 이해가 안되네요.
저도 어릴 때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사춘기 예민한 시기에 가난으로 고생했던걸 생각하니 더 마음이 아파요.
저희반에 주공아파트 아이들이 대여섯명정도 되는데 다들 착하고 밝은 아이들인데 학교에서는 그러지 않는데 학교 밖에서는 계속 그렇게 친구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는 아이들 그냥 내버려둬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