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차 범인? 평소 순진하고 어벙벙한 친구, 경찰이 이용한 것"

2019-10-09 23:20

화성 8차 사건으로 복역한 윤모씨 측근이 전한 윤모씨 이야기
"교도소에서는 '억울하게 들어온 애'로 통해"

화성 8차 사건으로 복역한 윤 씨 측근이 윤 씨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지난 8일 중앙일보는 화성연쇄살인 중 8차 사건 범인으로 검거된 윤모(당시 22세) 씨 측근 인터뷰를 통해 윤모 씨 입장을 전했다.

26년째 교도관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윤 씨 측근은 청주교도소에서 약 10년간 윤 씨와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윤 씨는 '잠을 재우지 않고 엄청나게 많이 맞았다'는 식으로 말했다. '자백을 안하면 죽을 정도의 공포를 느꼈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MBC '실화극장 죄와 벌'
MBC '실화극장 죄와 벌'

그는 특히 윤 씨에 대해 "윤 씨를 아는 수형자와 직원들 사이에서는 '무죄인데 억울하게 들어온 애'로 통한다"고 밝혔다. 이어 "애가 순진하고 어벙벙해 이용당한 거라고 생각한다"며 "고아에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은 애다. 돈 없고 빽 없으니 변호인도 제대로 쓸 수 없었고 어떻게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지 몰랐을 거다"라고 말했다.

측근에 따르면 윤 씨는 평소 술담배를 일체 하지 않으며 돈도 악착 같이 벌어 모조리 저금하는 착실한 청년이다. 계속해서 재심을 준비 중인 윤 씨는 아직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고 있다.

윤 씨는 지난 1988년 9월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에서 A(13)양 집에 들어가 A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당시 윤 씨는 재판 과정에서 "경찰이 고문을 해 허위 자백을 했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년의 수감 생활을 마친 윤 씨는 지난 2009년 모범수로 분류돼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이후 청주에 거주해왔다.

최근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는 과거 범행을 자백하면서 8차 사건도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윤 씨는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게 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home 윤희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