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미제 사건으로 남은 '화성연쇄 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를 경찰이 확인했다. 이에 해당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살인의 추억'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10년전 GV 행사에서 남긴 "범인은 이 안에 있다"는 말이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지난 2013년 10월 영화 개봉 10주년으로 진행된 '살인의 추억 GV'에서 봉준호 감독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봉준호 감독은 "범인을 만나는 것에 대한 상상을 워낙 많이 했다. 범인을 만나면 할 질문 리스트도 항상 가지고 다니곤 했다"며 "1년 가까이 시나리오 작업을 계속하면서 너무 조사나 리서치를 많이 하다 보니까 영화 완성될 때쯤 내가 범인을 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오늘 이 행사를 하게 된 이유도 범인이 이 행사에 오리라고 생각했다. 농담이 아니다. 그 사람의 성격과 캐릭터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며 "(범인은) 되게 과시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자기가 한 행동이나 어떤 디테일한 부분들이 매체를 통해 드러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개봉하면 극장에 올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하기도 했었다"며 "지난 10년간 범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혈액형은 B형이고, 1971년생 이전의 분들일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지금 문을 닫고 모발을 대조한다면 사실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진범이 매체에서 자기 자신이 다뤄지는 것을 되게 좋아하는 사람이고, 이런 행사에도 충분히 올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봉 감독은 배우 송강호 씨가 카메라를 응시하는 '살인의 추억' 엔딩 장면 역시 진범이 직접 영화를 보러 올 것으로 생각해 넣은 장면이라고 밝혔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저기 지금 뒤에 누가 나가시네요"라는 농담을 던져 당시 관객들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 사건 유력 용의자인 50대 A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이 사건을 재수사하던 중 A 씨를 진범으로 특정할 만한 결정적 단서를 찾았다.
피해자 옷가지에서 채취한 제3자 DNA를 국립과학수사원에 보내 전과자나 교도소 수감자 등과 대조하다 A 씨 DNA가 채취한 DNA와 일치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A 씨는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