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뽐내려...” 수술 중인 환자 뇌 사진 SNS에 올린 의사

2019-08-21 18:45

국립병원 의사의 무리한 뇌수술
권익위 신고로 알려진 “뇌사 환자 수술한 국립병원 의사”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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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국립병원 의사가 본인의 실적을 위해 환자의 뇌를 무단으로 열고 수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해당 의사는 수술 중인 환자의 뇌 사진을 SNS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최근 "의사 A 씨가 해서는 안 되는 수술을 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A 씨가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무리하게 뇌수술을 집도한 건수가 38건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의료계에선 수술을 권하지 않는 뇌사 또는 뇌사 의심 환자를 수술한 게 22건이다.

A 씨는 지난 2016년 8월 수술 중인 환자의 뇌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첫 특수기법 수술을 자랑하기 위해 올린 사진이다.

양태정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 고문변호사는 A 씨 사례를 제보받아 제보자를 대리해 권익위에 신고했다.

의사 A 씨의 무리한 뇌수술 사례들을 제보받은 양 변호사는 "환자의 동의도 없이 뇌 사진을 SNS에 게시한 것은 환자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되자 A 씨는 지난 20일 SNS에서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또 A 씨는 지난 2017년 12월 70대 뇌출혈 환자에게 뇌를 드러내는 개두술을 강행했다. 뇌압이 높아 혼수상태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환자는 결국 사망했다.

양 변호사는 "해서는 안 되는 수술"이라며 "뇌사 환자를 수술했다는 것은 수술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는 거고 죽은 사람을 수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해당 병원 환자는 사회적 약자 계층이 상당히 많은데 본인의 실적이나 수술 연습을 하기 위해 환자의 뇌를 무단으로 열고 수술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수술 비리 의혹에 대해 "뇌수술 환자들이 불만을 제기하지 않아 몰랐다"며 "신고내용이 병원에 통보되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채널A에 밝혔다.

또 병원 측은 뇌수술 사진을 SNS에 게시한 데 대해 "사진은 A 씨가 촬영한 것은 아니다. 경솔해 보일 수 있지만, 특수기법을 이용한 첫 수술이므로 이해해 달라"고 중앙일보에 밝혔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