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밀려 299억 적자 낸 이마트, 위기 정면 돌파에 나선다

2019-08-16 11:05

창사 이래 첫 적자 기록한 이마트…주가 올해 초 대비 50% 가까이 급락
1000억 규모 자사주 매입과 1조 규모 부동산 매각으로 자산유동화에 나서기로

이마트
이마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마트 자사주 매입과 자산 유동화로 위기 정면 돌파에 나선다.

지난 13일 이마트는 10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과 점포 건물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의 자산유동화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나왔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299억 원 영업손실로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소비자들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고, 쿠팡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위협적인 경쟁자로 급성장하면서 제기된 위기설이 현실이 된 셈이다.

이마트 주가는 지난해 초 30만원 대에서 올해 초 18만 원대로 떨어졌고, 현재는 11만 원 대까지 떨어졌다. 비록 적자를 내긴 했지만, 지금 주가는 회사 가치에 비춰봤을 때 지나치게 낮다는 판단이 이마트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안정화에 나선 배경이다.

이마트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11년 신세계에서 기업 분할로 별도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취득 예정 주식 수는 이마트 발행주식 총수의 3.23%인 90만 주다. 공시 전날(12일) 종가 기준으로 949억 5000만 원 수준이다. 취득 예정 기간은 8월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 장내 매수로 이뤄질 예정이다.

자사주 매입과 함께 1조 원 규모 부동산도 매각해 자산 유동화도 하기로 했다. 점포 건물을 매각한 다음 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이다. 확보한 현금은 재무건전성 강화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3일 오후 KB증권과 10여개 내외 자가점포를 대상으로 자산 유동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대상 점포 선정, 토자자 모집 등 과정은 모두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 뉴스1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 뉴스1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6월말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생각보다 늦게 온다"며 발 빠른 위기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은 역량을 축적해야 하는 시기이며, 기회가 왔을 때 이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