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에 복귀하는 오승환(37)이 팬들에게 사과의 뜻과 함께 삼성 유니폼을 입는 소감을 전했다.
오승환은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공식 인터뷰실에서 복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6일 삼성과 연봉 6억원에 전격 계약한 데 따른 인터뷰였다.
먼저 오승환은 "인터뷰에 앞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며 준비해 온 종이를 꺼내들었다. 이어 "도박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KBO로부터 출장정지 징계를 받게 됐다"며 "야구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허리를 90도로 굽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016년 오승환에게 72경기 출전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해외 원정도박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데 따른 결과다. 이 징계는 오승환이 선수로 등록된 지난 6일부터 적용된다.
올 시즌 42경기 출장정지를 소화하며, 내년 시즌 남은 30경기의 징계를 받게 되는 오승환이다. 그러나 오승환은 조만간 팔꿈치 수술로 재활에 돌입하게 돼 징계에 실효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오승환은 "사건 이후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후회도, 반성도 많이 했다"며 "해외 활동으로 징계를 이제야 받게 됐다. 징계기간 중 더 많이 반성하고 앞으로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 다시 한 번 사죄 말씀을 드리며 더욱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재차 허리를 숙였다.
오승환이 받는 수술은 오른쪽 팔꿈치에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다음달 13일 정밀검진을 받은 뒤 구체적인 수술 일정이 잡힐 전망이다.
오승환은 "크게 걱정은 안해도 될 정도의 몸상태"라며 "지금 바로 공을 던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술 후 재활을 통해 내년 4월 복귀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승환은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처음 찾았다. 라이온즈파크는 오승환이 해외에서 활약하던 2016년에 개장했다.
오승환은 "처음 와봤는데 시설이 정말 잘 돼 있는 것 같다"며 "야구장을 보자마자 빨리 이곳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흥분이 됐다"고 신축 구장에 받은 인상을 설명했다.
콜로라도 로키스를 향한 미안함도 드러냈다. 오승환은 "부상으로 시즌을 다 마치지 못한 점은 콜로라도 구단, 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콜로라도가 처음 부상을 당한 뒤에도 많이 도와줬는데,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오승환의 해외 진출 후 최근 삼성은 약체로 전락했다. 올 시즌도 8위에 처져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오승환은 "내년에 팀에 많은 도움이 되도록 준비를 잘 해서 삼성 라이온즈가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해외에서 뛰면서 삼성 시절 우승할 때 기억이 생생했는데, 또 다른 우승 장면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