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저승사자'에서 청와대 참모로…한껏 부드러워진 김상조 정책실장

2019-06-25 17:41

“정책 당국과 이해 당사자의 만남을 통해 소통하는데 최선”
“정책 일관성 유지하되 경제환경 따라 보완, 조정하는 유연성 조화시켜야”

지난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 연합뉴스 자료 사진
지난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 연합뉴스 자료 사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5일 공정거래위원장 시절과 비교해 한껏 부드러워진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김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취임 후 5일만인 이날 '상견례' 명목으로 청와대 출입기자들 앞에 섰다.

이날 김 정책실장은 직전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재벌들의 '저승사자'로 불릴만큼 무서운 면모로 비쳤던 것과 비교해 몸을 낮추는 태도부터 사뭇 달랐다.

그는 "임명되고 가장 먼저 부속실 직원들에게 첫번째로 지시했던 게 정책 이해관계자들과 만남의 자리를 만들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책 당국과 이해 당사자의 만남을 통해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까지 했다.

앞으로 정부 정책의 최종 고객인 국민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정거래위원장 이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연합뉴스 자료 사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정거래위원장 이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연합뉴스 자료 사진

그는 이날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정책 결정을 하면 대변인실에 얘기하는 것으로 끝냈던 것과 비교해 "여기서는 그렇게만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 연장선에서 "언론 외에도 국회, 재계, 노동계, 시민사회 등 크게 네 부류와 상견례 또는 인사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 자청해 나선 것도 그 일환의 첫 행보임을 서두에 길게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자주 춘추관에 오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국민소통수석실과 협의해 여러분과 만나는 일정을 조율해 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이날 내보인 중요하게 달라진 면모는 또 있었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함께 '유연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그는 이날 공정거래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를 떠올리며 "공정 경제가 주된 업무 영역이었지만 공정경제 정책만으로 한국경제가 필요한 성과를 다 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열거한 뒤 " 이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선순환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이뤄질 때 의도한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게 내 확신"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시장경제 주체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성장부여하기 위해서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경제 환경에 따라서 경제정책을 끊임없이 보완, 조정하는 것 역시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다시 강조하건데 기본은 일관성과 유연성을 조화시키고자 한다는 것"이라고 말을 결론으로 삼았다.

home 윤석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