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주택가에서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가 집에 무단으로 침입하려고 한 남성은 어떤 처벌을 받을까.
서울 관악경찰서는 29일 오전 7시 15분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에서 주거침입 혐의로 A씨(30)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전날 오전 7시20분쯤 서울 관악구 심림동 한 주택가에서 귀가하던 여성의 집에 침입하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누리꾼이 SNS에 올린 1분24초 분량의 CCTV 영상에는 A씨가 한 여성이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갈 때 같이 따라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간발의 차이로 문이 잠기자 A씨가 현관 앞에서 잠금 장치를 만지작거리며 한참을 서성이는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경악했다. 동영상 속 남성을 잡아달라는 누리꾼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누리꾼들은 A씨가 영상 속 여성을 강간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A씨가 범행 의도를 자백하지 않는 한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29일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강간이나 강간미수가 성립하려면 실행의 착수(범죄실행의 개시)가 있어야 한다”면서 “실행의 착수 단계에 들어가기 이전의 행위는 예비에 지나지 않는다. 예비 단계에서 피의자를 처벌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은 성폭행을 시도한 정황이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A씨를 강간미수 혐의가 아닌 주거침입 혐의를 적용해 수배했다.
다만 A씨의 주거침입 혐의는 명확하다. 비록 A씨가 여성의 집에 실제로 침입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공동주택 현관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A씨의 행위는 주거침입 기수에 해당하는 범죄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누리꾼들이 느끼는 공포감과는 별개로 A씨에 대한 처벌 수준이 미미할 것이라는 데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성폭행이나 강도 의사를 자백하지 않는 한 A씨에 대해 주거침입죄로 벌금형을 선고하는 데서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