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대연동 100년 고찰 흥법사,아파트 공사로 ‘존폐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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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벽 기울고 천정내려 앉아,오수역류 곳곳에 곰팡이

남구 대연동 대연마루지역주택조합  '양우내안애 퍼스트' 아파트 건설 현장 / 사진=이하 최학봉 기자
남구 대연동 대연마루지역주택조합 '양우내안애 퍼스트' 아파트 건설 현장 / 사진=이하 최학봉 기자

장마철 앞두고 앞마당 붕괴위기.곳곳에 씽크홀…신도수 급감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고개를 넘어가다 보면 오른쪽 산 중턱에 창건된지 100년이 넘는 고찰 '흥법사'가 자리잡고 있다.

이 유서어린 고찰이 최근 사찰 앞마당에 들어서는 남구대연마루주택조합이 짓는 ‘양우내안애 퍼스트’아파트 공사와 관할 구청의 무관심 속에 존망의 기로에 서있다.

100년 고찰 홍법사 대웅전 석축 밑으로 군데군데 싱크홀은 물론이고 마당에도 지반 침하 현상이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00년 고찰 홍법사 대웅전 석축 밑으로 군데군데 싱크홀은 물론이고 마당에도 지반 침하 현상이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고층 아파트가 사찰 바로 앞에 들어서면 일조권 조망권은 물론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 뒤에 가려진 아주 보잘 것없이 보이는 건물로 전락하게 된다.

이처럼 초라한 모습의 사찰은 아파트가 완공되는 2-3년 후의 모습이다.

현재의 흥법사의 모습은 더욱 비참하다.

불자들이 종교활동을 하기 위해 방문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신도 A(65)씨는 “흥법사를 방문하려면 ‘생명수당’을 받고 목숨을 걸고 와야한다”며 “아니 무슨 절에 가는데 목숨까지 걸어야 하느냐고 반문할 지 모르지만 지금 흥법사의 현실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사찰 콘크리트 마당 아래부분에  서 발견된 싱크홀로 신도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찰 콘크리트 마당 아래부분에 서 발견된 싱크홀로 신도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는 “사찰 바로 앞 언덕 밑에서 이루어 지는 마구잡이식 아파트 공사로 인해 흥법사가 언제 붕괴될 지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곳에 기거하는 스님과 종무원 소속 직원들은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불안속에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사찰 건물 곳곳은 금이 가고 벽면은 기울고 바닥은 내려 앉아 언제 붕괴될 지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다.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과 기반이 내려앉아 씽크홀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사찰 마당에서 발겨된 싱크홀 깊이가 약 3m이다.
사찰 마당에서 발겨된 싱크홀 깊이가 약 3m이다.

사찰 앞 마당에도 커다란 씽크홀이 발생해 신도들의 안전을 고려해 사찰 측에서 임시방편으로 구멍을 덮어 놓았다.

이 사찰 신도인 B(62)씨는 “절 앞 마당에 서있으면 몸이 공사장 방면으로 쏠린다”며 “마당이 아파트 공사로 인해 지반이 많이 내려 앉아 생기는 현상이다. 서있기가 겁이 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조금 있으면 장마철이 디가 오는데, 이대로 두면 마당이 공사장 언덕 아래로 무너져 내릴 염려가 있다”며 “빠른 시일내에 안전보강공사를 해야 한다”고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는 “관할 남구청은 재해방지를 위해서라도 지역주택조합과 사찰간의 문제라며 먼산 보듯 있을게 아니고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흥법사의 피해는 이뿐만 아니다.

사찰 정화조가 공사여파로 손상돼 오수가 역류, 신도들이 공양을 하는 지하 공양간 벽면과 천정 곳곳에 오물이 흘러 곰팡이가 가득하고 오물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신도들 사이에 퍼져나가면서 이번 사월 초파일에는 사찰을 방문한 신도수가 급감했다고 한다.

사찰측에 따르면 사찰에 등록된 2700여명의 신도중에서 올해 사월초파일에 방문한 신도는 겨우 50명 남짓이라는 것이다.

이런 흥법사의 현실을 반영하듯 대웅전 등에는 각종 불교단체에서 내건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에는 ‘전통사찰 흥법사를 지켜주세요’ ‘흥법사 수행환경과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대연마루주택조합 공사를 중단하라’ ‘청정도량 흥법사의 일조권과 조망권을 보호하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호명 흥법사 주지스님은 “창건된 지 100년이 넘은 고찰인 흥법사의 의견은 무시하고 아무런 대책없이 아파트 건설 허가를 내준 부산 남구청이 문제지만 돈벌이를 위해 이웃은 생각하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밀어 부치는 공사업자도 문제”라고 일침을 놓았다.

주지스님은 또 “조합장이 바뀌고 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사찰을 방문해 협의를 한 일이 없다”며 “절에서 거액의 돈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유언비어까지 퍼뜨리고 있다”고 조합측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