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호박즙' 논란으로 시작된 임블리 사태가 임블리 판매 제품 전반에 대한 폭로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 11일 "임블리 소비자 기만 행태를 알리고자 만들어진 페이지"라며 한 인스타그램 계정이 개설됐다. 이 계정은 하루 만에 1만 2000여 명이 팔로우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 계정은 부건에프엔씨가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 임블리로부터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의 제보 내용을 업로드하고 있다.
자신을 임블리와 거래한 동대문 의류도매업체라고 소개한 제보자 A 씨는 "임블리가 도매시장 쪽에서는 영향력이 크다"며 "그만큼 갑질 아닌 갑질을 한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임블리가 (지정 제품을 임블리에게만 공급하라는) 단독 요구를 한 이후부터 다른 업체에서도 단독 요청이 많아져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라벨비를 (도매상인) 저희에게 떠넘기거나 바코드를 저희에게 붙여서 납품하라고 한다"며 "저희 사비로 KC 인증받아야 물건 받는다고 해놓고 인스타에는 자기네가 시험분석 받은 것처럼 얘기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임블리 단독 요구로 피해봤다는 쇼핑몰도 등장했다. 그는 댓글을 통해 "임블리 때문에 피해 많이 봤다"며 "저희가 사진 작업해서 업데이트까지 마쳐 도매에 주문하려고 하면 임블리에서 단독으로 들어간다고 한 장도 못 준다고 해 이런 식으로 허탕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속상하지만 임블리가 잘 나가니까 어쩔 수 없지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톱에 든다는 다른 쇼핑몰들은 얘네처럼 치사하고 탐욕적으로 단독 진행 안 한다"고 덧붙였다.
또 "임블리에 물건 들어간다고 작은 쇼핑몰 무시하던 도매 거래처들도 이번에 반성 좀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블리에서 판매해 품절 대란이었던 '호박씨까지 추출한 리얼 호박즙'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위생 논란이 불거지자 임블리 측은 해당 제품의 전량 환불을 결정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임블리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오는 14일까지 모든 회사 일정을 취소하고 내부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그러나 사과문 내용을 일방적으로 수정하고, 홍보 글도 일부 삭제하는 등 미숙한 태도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실망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부건에프엔씨 대표는 박준성 씨로 임블리 쇼핑몰 상무이자 모델이기도 한 임지현 씨 남편이다. 그는 임블리 외에도 여성의류 브랜드 탐나나, 남성의류 브랜드 멋남, 화장품 브랜드 블리블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부건에프엔씨는 연 매출 약 1700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