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소주 대세’ 30도에서 17도까지 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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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슬 후레쉬 1년 만에 17.2 → 17도 조정
롯데주류 ‘처음처럼’ 17도·무학 ‘좋은데이’ 16.9도
원가 절감 효과·여성 겨냥 마케팅
“알코올 도수 규정 없어 더 순해질 수도”

소주업체들이 순한 소주를 찾는 소비자들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있다. 사진/뉴스1
소주업체들이 순한 소주를 찾는 소비자들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있다. 사진/뉴스1

60년대 30도였던 소주 알코올 도수가 최근 17도까지 떨어지며 계속 순해지고 있다. 지방 소주에 이어 국내 소주 점유율 1위 하이트진로 ‘참이슬’도 저도화에 동참했다. 도수를 낮추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데다 기존 소주보다 취기가 덜해 건강을 생각하는 젊은층의 구매량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쳇말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7.2도에서 17도로 낮추고 다음 달 초부터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17.8도에서 17.2도로 낮춘 지 불과 1여년 만이다. 이에 따라 참이슬 후레쉬는 경쟁사 롯데주류의 ‘처음처럼’(17도), 지방소주 무학 ‘좋은데이’(16.9도)와 비슷한 도수를 갖추게 됐다.

소주 도수를 낮출 때마다 주정(에틸알코올) 비용이 줄어드는 것이 저도화의 원인으로 보인다.

소주는 80%의 물과 20%의 주정, 감미료 등이 희석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주정은 소주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소주 업체들은 매년 매출 20%가량을 주정 구입에 쏟는다.

업계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면 첨가되는 주정의 양도 줄어든다. 그만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도수를 낮췄다고 판매량이 빠지지도 않기 때문에 소주제조업체 입장에선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영업이익이 좋지 않을 때마다 소주 도수를 낮췄다.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2016년 1240억원대에서 2017년 872억원대로 줄었고 지난해는 904억원을 기록했다.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지방소주도 도수를 낮추는 추세다. 부산·경남을 주 판매무대로 하는 무학은 지난해 영업손실 1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7% 줄어든 1037억원이다. 이에 무학은 지난해 출시한 ‘좋은데이 1929’의 도수를 15.9도로 내렸다. 대구·경북에 근거를 둔 금복주도 최근 ‘New 맛있는 참’을 출시하면서 도수를 16.7도로 설정했다. 부산 대선도 ‘대선블루’를 16.9도로 조정했다.

여성·젊은층과 건강을 생각하는 애주가들을 중심으로 순한 소주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저도주 바람을 이끌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20~30대 젊은 여성층을 공략하는 마케팅이 늘고 있다”며 “저도주 주류는 소주를 꺼리는 계층인 젊은 여성들에게 ‘순한 소주’라는 이미지를 심는다. 소주는 알코올 도수 규정이 없어 앞으로 더 순한 소주가 나올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