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조롱하는 듯한 이스터에그(게임 개발자가 게임에 숨겨놓는 메시지나 기능) 때문에 중국 유저들의 '평가 테러'를 받은 '레드 캔들 게임즈'(Red Candle Games)의 신작 공포게임 '환원: 디보션'(이하 환원)이 스팀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 26일 레드 캔들 게임즈는 공식 페이스북에 "기술적 문제를 비롯한 여러 문제들을 점검하기 위해 스팀에서 게임을 내리게 됐다"며 환원 판매 중단 소식을 알렸다. 개발사는 "(게임이) 돌아올 때는 모든 유저들이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게임 외적인 문제를 유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앞서 지난 19일 출시된 환원은 '반교: 디텐션'(이하 반교)을 만든 레드 캔들 게임즈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큰 기대를 모으며 스팀 평가 '압도적 긍정적'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환원 게임 내에 등장하는 부적에 적힌 한자에서 비롯됐다. 해당 부적에는 붉은색으로 '習近平维尼熊'(시진핑 곰돌이푸)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시진핑 곰돌이 푸'는 시진핑 주석이 캐릭터' 곰돌이 푸'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중국은 이를 '모욕적 표현'이라 판단해 검열하고 있다.
또 해당 부적 주변에 적힌 한자는 상대를 모욕할 때 사용하는 대만 방언으로 알려졌다.
이 이스터에그가 알려지면서 중국 유저들이 평가 테러를 하기 시작했다. 이 여파로 환원의 스팀 평가가 '대체로 부정적'까지 떨어지는가 하면 환원의 전작인 반교의 평가도 '대체로 부정적'까지 떨어졌다.
중국의 반응은 거국적이었다. 웨이보에서 1억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한 환원 트레일러 영상이 사라지는 등 27일 현재 웨이보에서 환원 관련 콘텐츠는 모두 차단됐다.
또 개발사는 이로 인해 배급사인 Indievent, winking Skywalker와의 계약이 해지됐다고도 밝혔다.
개발사는 직원 한 명이 게임 개발 단계에서 인터넷에 있는 '밈(Meme)'을 가져와 사용했고, 이를 확인하지 못한 채 출시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중국 유저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개발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환원 관련 영상들이 중국 유저들의 대량 신고로 유튜브에서 내려가기도 했다.
평점 테러, 배급사와 계약 해지, 유튜브 신고 등의 피해를 입자 결국 개발사는 스팀에서 게임 판매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27일 현재 스팀에서 Devotion(디보션)을 검색해 구매할 수 있는 것은 환원 게임이 아닌 환원OST 뿐이다. 게임이 언제 다시 판매될지는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으며 기존 구매자들은 문제없이 게임을 할 수 있다.
환원은 1980년대 신앙과 생활이 밀집하게 연결된 대만의 한 낡은 빌라를 배경으로 하는 1인칭 호러 어드벤처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