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이짐/(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이짐
[뜻]생각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지켜서 우김≒고집, 떼, 이퉁
[보기월]힘이 있거나 높은 자리에 계신 분을 만나면 이짐을 써서라도 토박이말 살리기부터 하자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봄맞이 나들이를 다녀오느라 수레(차)를 오래 몰아서 그런지 어제 아침에 일어나기가 좀 힘이 들었습니다. 일이 없으면 한나절 쉬면 좋겠다 싶었지만 고양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아침을 챙겨 먹었습니다.
혼자 먹으면 좀 심심하긴 하지만 밥과 건건이를 한입에 넣고 꼭꼭 씹어 먹을 수 있어 좋긴 합니다. 그래도 옆에 누가 있으면 밥맛이 더 있기는 합니다. 밥 조금, 달걀 하나, 그리고 콩나물국 조금으로 아침을 때웠습니다.
배곳(학교)에 가면 어김없이 늘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일을 해 놓고 나니 낮밥(점심)을 먹을 때가 되어 있었습니다. 맛있는 낮밥을 사 주셔서 고맙게 잘 먹고 서둘러 맞봄꼲기(면접고사)를 보러 갔습니다.
마을배곳 바람종이(마을학교 바람종이)를 낸 사람들을 모아 놓고 앞생각(계획)을 듣는 자리였습니다. 마침 그곳이 셈갈겪배움터(수학체험센터)였는데 차려 놓은 놀배움감들을 보며 토박이말 놀배움감을 어떻게 만들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하나하나 보면서 머지않아 토박이말 놀배움터를 만들고 싶은 제 꿈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도 했습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힘이 있거나 높은 자리에 계신 분을 만나면 이짐을 써서라도 토박이말 살리기부터 하자고 말씀 드릴 것입니다.
늘 그렇지만 다른 사람이 나를 꼲는다 생각하면 절로 떨리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종이 위에 다 쓰지 못 한 것들을 말로 풀이를 해 드리고 왔으니 좋은 열매가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녁에는 아는 언니가 자리를 옮기게 되어 함께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 갔었습니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다들 반가웠습니다.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때새(시간)가 흐르는 줄도 몰랐습니다. 아무쪼록 좋은 자리로 갔으니 높은 뜻을 품고 반드시 그 뜻을 이루기를 빌어주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마름빛(이사) 님인 만큼 토박이말 살리는 일에도 남달리 마음을 써 줄 거라 믿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잘 아는 ‘고집’과 비슷한말입니다. 말모이(사전)에는 ‘이퉁’만 ‘고집’과 비슷한 말이라고 풀이를 해 놓았지만 뜻풀이를 보면 ‘이짐’도 비슷한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서 밥 먹어라. 밥 먹다가 이짐 쓰고 그러면 못써요!” 서울 아씨가 할 수 없이 목소리를 눅여 살살 달랩니다.(채만식, 태평광기언해(1700?)천하)
4352해 들봄달 스무엿새 두날(2019년 2월 26일 화요일)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