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신고한 건데...” 버스 흉기 난동 신고에 경찰 대응

2019-01-21 14:00

서울 마을버스 안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에 경찰이 미흡한 대처를 했다는 논란 일어
경찰 관계자 “경찰들이 출동했을 때는 단순 욕설 시비로 신고가 접수됐던 상황”

제보자 A씨 제공-연합뉴스
제보자 A씨 제공-연합뉴스

서울 한 마을버스 안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에 경찰이 미흡한 대처를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당산지구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을 지나던 마을버스 안에서 한 남성이 커터칼을 꺼내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 이 남성은 "가까이 오지 말라"며 다른 승객들에게 욕설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버스에 타고 있던 A씨가 112에 문자메시지로 신고해 경찰관들이 출동했지만, 출동한 경찰관들은 버스에서 "신고자 계시냐"고 큰소리로 외친 뒤 그냥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난동을 부린 남성과 함께 앉아있던 제보자는 곧바로 경찰을 뒤따라 내려 사건 경위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은 해당 남성을 버스에서 하차시키고 신원 확인만 한 뒤 돌려보냈다.

당산지구대 관계자는 21일 위키트리에 "경찰들이 출동했을 때는 단순 욕설 시비로 신고가 접수됐던 상황"이라며 "난동 남성이 커터칼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과 제보자가 신원을 비밀로 해달라는 내용은 알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그러다 보니 간단히 신원 확인만 하게 된 것"이라며 "커터칼 소지 여부 등이 확실했다면 신체 수색 등을 할 수 있었겠지만, 당시에는 그 정도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며 미흡한 초동 대응을 인정했다.

관계자는 흉기 난동 남성에 대한 추가 수사 여부에 대해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처음 제보자 신고 문자 내용이 출동 경찰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해당 시스템 오류에 대해 조사하고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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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