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배우가 되기 이전에, 먼저 좋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배우 송건희 씨는 웹드라마 '연예 플레이리스트'와 '플랫'으로 이미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지난해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을 시작으로 최근 'SKY 캐슬'까지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송건희 씨가 출연한 드라마 'SKY 캐슬'은 1화 기준 1.2%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배우들 연기력, 감각적인 연출, 탄탄한 스토리로 매화 화제가 되고 있다.
첫 방송 이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렸고 16화 기준, 전국 19.2%, 수도권 21.0%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지금 'SKY 캐슬'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상암동 한 카페에서 'SKY 캐슬'에 출연한 배우 송건희 씨를 인터뷰했다.
# 'SKY 캐슬' 오디션
'SKY 캐슬' 작품은 오디션을 보고 하게 됐어요. 서준, 기준, 우주, 영재 역할 전부 리딩해봤는데 그중에서도 영재 역할이 제일 끌렸죠. 당시 어려 보이기 위해 교복 입고 1차 오디션 을 보러 갔는데 그런 점이 좋게 작용해 감독님이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화장실 들어가는 길이었는데 너무 좋아 소리를 질렀어요. (웃음)
# 첫 촬영, 첫 장면?
첫 촬영, 첫 장면은 김주영 선생님을 찾아가는 장면이에요. 첫 촬영 당시 칼로 찌르는 장면도 있어서 긴장을 많이 하고 촬영에 임했어요. 옆에서 염정아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 두 번째 촬영, 엄마 역 김정난 배우와 첫 만남
두 번째 촬영은 김정난 선배님과 전라남도 신안에서 했어요. 당시 김정난 선배가 '선명하게 그려라'라고 조언해주셨는데, 그 말씀이 촬영하는 내내 너무 큰 도움이 됐어요. 선명하게 그렸기에 조금이라도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 가족, 극 중 아버지 역할 배우 유성주
유성주 선배님은 평소에도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저를 아들처럼 대해주셨어요. 아버지도 그렇고 어머니도 그렇고 촬영 중에 '우리 가족은 왜 행복한 장면이 많이 없을까?'라고 아쉬워하셨어요. (웃음) 저도 그 부분이 정말 아쉬웠어요.
# '영재'에게 '김주영 선생님'이란?
개인적으로 김서형 선배님과 함께 촬영했던 명상 신은 지금 봐도 무서워요. 대사를 가만히 듣고 있는데도 세뇌당하는 기분이었어요. 워낙 카리스마 있는 선배님이라 압도당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촬영이 끝나고 나면 정말 다정하게 챙겨주셨어요.
# 'SKY 캐슬' 속 또래 친구들
차서준 역을 맡은 김동희, 차기준 역을 맡은 조병규, 강예서 역을 맡은 김혜윤, 김혜나 역을 맡은 김보라, 황우주 역을 맡은 찬희 등 비슷한 연령대 배우들이 함께 출연했는데 사실 촬영 때는 많이 보지 못했어요.
대신 사적으로 많이 만났고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또래들끼리 만든 단톡 방이 있는데 여러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아무래도 그중에서 'SKY 캐슬'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연기 좋았다!", "나 눈물 날 뻔했어~"라고 서로 연기 피드백을 하기도 해요. 그리고 최근에 SNS에 많이 돌아다니는 ‘SKY 캐슬’ 패러디 영상이나 사진들도 서로 많이 공유해요. 정말 웃긴 것들이 많더라고요. 최근에 봤던 짤은 김주영 선생님이 빨간색 후드티를 입고 칵테일 들고 있는 패러디 사진이 기억에 남아요. (웃음)
# 송건희가 바라는 'SKY 캐슬' 결말
사실 저는 예서가 서울의대에 진학했으면 좋겠어요. 힘들게 노력한 만큼 원하는 결과를 꼭 얻었으면 좋겠다는게 제 생각이에요. 또 영재는 부모님과 차근차근히 상처를 치유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아버지와 마찰이 많다 보니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 같지만 아버지의 따뜻함을 알았잖아요. 영재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서 꼭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 'SKY 캐슬'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면?
너무 지옥 같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자신의 상황을 말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것 때문에 더 고통스러울 것 같아요. 그런 친구들에게 영재라는 캐릭터가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당시에는 정말 힘들겠지만 조금씩 이겨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감정이 생겼다면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 'SKY 캐슬' 조현탁 감독님에게
제게 'SKY 캐슬'은 너무도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조현탁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첫 촬영 한 달전 부터, 다섯 번 정도 JTBC 사옥에 가서 감독님과 대본을 맞춰 봤는데 저를 직접 부르셔서 연기를 체크하고 잡아주셨어요. 또 현장에서 디테일하게 디렉션을 주신 덕분에 김정란 선배님과 싸우는 어려운 장면을 찍을 때 NG 한 번 없이 찍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SKY 캐슬' 촬영 이전과 이후
'SKY 캐슬' 촬영 이후 제일 많이 변한 건 제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영재를 연기하면서 매 순간 많은 것들을 배웠던 것 같아요. 표현하는 부분이라던가, 감정이라던가, 극 초반에는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고 그 고민이 한계 지점까지 간 적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고민하고 연습해 더 성장하면서 배우로서 새로운 마음가짐을 변화한 것 같아요. 지금은 이것보다 높은 한계점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 학창 시절 송건희는?
저는 평범한 남학생들처럼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잘 놀고 했던 것 같아요. 여러가지를 다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서 새로운 것에 도전을 많이 해봤던 것 같아요. 특히 중학생때는 미술에 관심이 많았어요. 이후 고등학교 때는 전국 모의고사 언어영역 1등을 해봤어요. 제일 잘 받았던 게 언어 1, 외국어 1, 수리 3등급이었어요. (쑥스)
# 인생 첫 연기
먼저 연기를 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본 영상 때문이에요. 담임 선생님이 류승룡 선배님 나오시는 영상을 틀어 주신 적이 있어요. 그 영상에서는 '꼭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봤으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고민해봤는데, 연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때 무작정 연극부에 들어갔어요. 연극 공연을 하면서 미숙했지만 내 연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게 됐죠. 연기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한 건 20살 때에요.
# 평소 대중교통 애용하는 송건희
데뷔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잘 모르는 분도 계시고, 감사하게도 "어?! 영재다!!" 하고 알아보시는 분도 많이 있으세요. 알아봐 주시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주로 2, 3, 4 호선 많이 타고 다녀요. (웃음)
# 'SKY 캐슬' 가을이, '플랫' 다미, 극 중에서 둘 다 연상이었다 실제 취향은?
(웃음) 연하, 동갑보다는 연상이 더 끌리는 것 같아요. 연상, 누나가 주는 매력이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연상만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나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요새는 연상이 더 끌리는 것 같아요.
#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
저는 멜로에 도전하고 싶어요. 저는 멜로를 좋아하기도 하고,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18살이나 19살, 20대의 초반의 풋풋한 감정을 담아 보고 싶어요. 생각해보면 지금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20대 초반들 이야기를 녹여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 나오는 배우 가진동 씨가 했던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또 짝사랑 이야기, 미묘한 사랑 이야기 같은 것도 담아 보고 싶어요.
# "좋은 배우가 되기 이전에, 먼저 좋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이 문구는 제 개인 SNS 프로필 소개글 이기도 한데요... 연기를 꿈꾸게 되면서 어머니가 해주신 말씀, 제가 연기를 하면서 느낀 감정, 주변을 보면서 제겐 좌우명 같은 말이에요. 촬영장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그 이후에 좋은 배우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송건희’를 사랑하는 팬들과, 위키트리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먼저 'SKY 캐슬'이 4화 정도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재밌게 봐주시고 본방사수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를 포함해 같이 출연했던 배우들 작품도 꾸준히 찾아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작품으로 찾아뵐 테니까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팬미팅에서 저를 아껴주시는 팬분들과 함께 만나 소통하고 싶다는 작은 목표가 생겼어요. 그때까지 열심히 하고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권미정, 김현덕 기자가 함께 쓴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