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 산행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 서울 북악산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함께한 노고를 위로하고 친목을 다지는 자리였다.
산행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홍련사에서 출발해 숙정문, 청운대를 거쳐 창의문까지 약 3.4㎞ 코스에서 2시간 남짓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산행한 것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13일 북악산에 오른 것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악산 청운대에 도착한 뒤 청와대 출입기자들 질문도 받았다. 한 외신기자는 "김정은 위원장께서 서울에 오시면 어디를 데리고 가서 무엇을 보여주고 싶으신가?"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에 제가 올라갔을 때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서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할 때 정말 어디를 가야 될지 조금 걱정이 된다"며 "아직 일정이 구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정이 잡히면 얼마의 시간을 보낼지 알 수 없으니까 거기에 맞춰서 일정을 잡아야겠다"며 "아마도 '백두에서 한라까지' 이런 말도 있으니까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기자는 "평소에 국정을 돌보시다 보면 바쁘셔서 운동도 못 하시고 체력 관리에 힘드실 것 같은데, 어떻게 체력 관리를 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이것은 좀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질문인데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냥 청와대 뒷산, 북악산 쪽을 산책을 시간 나는 대로 한다. 시간이 없을 때는 잠시 산책하고, 시간이 여유가 있으면 조금 더 조금 더 하다가 여기 성벽로까지 올라올 때가 있고, 주말에 여기에서 탐방객들 맞닥뜨려서 같이 사진도 좀 찍기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체로 걷고 하는 것이 나로서는 건강 관리도 되고, 생각하기가 참 좋은 것 같다"며 "생각을 정리할 때 나한테는 가장 좋은 방법이 조금 걷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연설문을 생각한다든지 할 때 이렇게 많이 걸으려고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오늘 다른 뜻은 없다. 그냥 우리 기자님들 좀 자주 봐야 된다고 생각했고, 만나는 방법 중 하나로 1년에 한두 번 정도 산행도 하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다"며 "(그런데) 올해 들어와서는 봄철 이후에 계속 상황들이 아주 빠르게 전개가 되고, 제가 여유가 없어서 함께 산행할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바쁜 상황 때문에 나도 고생했고, 우리 기자님들도 고생들 많이 하셨고, 그래서 좋은 계절에 산행 한번 하자 이렇게 해서 자리가 마련됐다"고 했다.
이날 산행에는 내외신을 포함해 모두 107개 언론사 기자 147명이 참석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해 청와대 참모진 20여 명이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었고 산행 도중 기자들 '셀카' 요청에 일일이 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