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150여 개 점, 직원 3000여 명을 보유한 미용실 프랜차이즈 전문 업체 '준오헤어'가 소속 디자이너 및 인턴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26일 준오헤어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A씨는 위키트리에 "준오헤어에서 근무하면서 부당한 것들을 겪었다"라며 자신이 겪은 일들을 알렸다.
A씨는 "준오헤어 인턴들은 강제로 본사에서 제공한 책 등을 구매해야 한다. 가격이 140만 원이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인턴들은 이 책을 구매해야 디자이너로 승급이 된다. 본사에서 직접 구매해야 한다. 책 물려주기도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제보자 B씨는 "140만 원 중 60만 원은 DVD 값이다. 근데 그 DVD 내용이 유튜브에 검색하면 공짜로 볼 수 있는 것들이다"라고 강조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준오헤어 디자이너들은 개인 아이패드 구매도 강요받는다. 매장마다 헤어스타일을 설명해둔 책자가 따로 없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사비로 아이패드를 구입해 손님들과 상담을 한다.
A씨는 "지점에 상관없이 준오헤어에서 일하는 모든 디자이너들은 준오헤어 본사와 계약돼 있다"라며 자신이 주장하는 일들이 모든 디자이너들이 겪는 고충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이건 매장마다 다르겠지만, 본사에서 매장에 지원을 적게 해준다. 때문에 내가 근무한 매장은 고객들한테 나갔던 녹차·둥굴레차 티백들을 모아서 재사용 하기도 했다"라고도 했다.
또 A씨는 "인턴들이 초급디자이너(이하 초디)가 되면 고객을 배정받는다. 지점에서 담당 디자이너 없이 찾아오는 신규 손님들을 초디에게 배정 해줘야 초디 고객이 생긴다"라며 "지점에 따라 다르지만 심한 곳 초디들은 주 7일 근무를 강요받기도 한다. 지점이나 본사에 잘못 보이면 손님 배정을 안 해주기 때문에 다들 7일 근무 강요에 응하는 분위기다"라고도 말했다.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준오헤어 직원들은 매달 독서토론회를 하기 위해 책을 구입해야 한다. 준오헤어 대표가 선정한 책을 본사에서 '이달의 도서'로 선정, 매장 자체에서 구매 후 직원 월급에서 공제한다.
제보자들은 "대표가 자신과 친분 있는 사람의 책만 이달의 도서로 선정했다"라고 주장했다.
준오헤어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준오헤어 김영대 상무는 책 강매에 관해 "비영어권 최초로 '비달사순 코스'를 도입했다. 비달사순 코스는 헤어 업계에서는 대단한 거다"라며 "인턴들이 준오헤어 디자이너가 되려면 이 코스를 수료해야 한다"라고 26일 말했다.
그는 "비달사순 교육 프로그램은 책을 구매해야만 수료할 수 있다"며 "프로그램 희소성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책을 구매한 만큼 수료증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아이패드 건은 제보자가 근무한 지점 원장 재량으로 행동한 것 같다. 해당 지점을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겠다"라면서도 "디자이너들이 자신 결과물 사진을 찍어 저장하는 등 용도로 기기를 자발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초디 근무 환경에 관해 김영대 상무는 "초디에게 갑질하는 매장이 어딘지 알면 주의를 주겠다"라며 본사와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김영대 상무는 "책 선정은 (대표가 친분 있는 사람의 책만 선정한다는 주장과 달리) 신간 위주로 한다. 회사 차원에서 수십 년 전부터 '독서경영'으로 디자이너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하던 것이다. 책을 사비로 구입하게 하는 것은 맞다. 디자이너들이 이를 싫어한다면 폐지를 검토해보겠다"라고 했다.
A씨는 "미용업계 모두가 이렇게 환경이 열악하다. 근데 준오헤어가 유독 심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용업계가 좁아서 고충을 겪는 디자이너들이 여태까지 목소리를 못 내고 있었다. 미용인 처우가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보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