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20년 농심…현지 매출 40배 성장

2018-10-16 17:00

누적매출 20억 달러 돌파…올해 2억8천만 달러 전망
'신라면배 바둑대회'로 중국인 정서 파고들어…라면 조리법도 성공에 한몫

중국 진출 20주년을 맞은 농심이 ‘농심 세계바둑최강전’을 여는 등 현지화 마케팅 전략으로 올해 중국법인 상반기 매출은 1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단위 : 만 달러) 사진/농심
중국 진출 20주년을 맞은 농심이 ‘농심 세계바둑최강전’을 여는 등 현지화 마케팅 전략으로 올해 중국법인 상반기 매출은 1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단위 : 만 달러) 사진/농심

농심(대표 박준) 중국 사업이 만 20년을 맞은 가운데 올해 중국법인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 늘어난 1억3000만 달러, 상반기 누적매출은 2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16일 밝혔다.

농심 중국법인 매출은 연말까지 최대 실적인 2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농심의 중국 첫 진출은 지난 1996년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가동하면서 시작됐다.

농심은 대만의 한 회사와 합작형태로 진출했으나 장기적인 중국사업을 위해 1998년 지분을 인수하고 1999년부터 독자노선의 길을 걸었다.

아울러 청도공장(1998년), 심양공장(2000년) 등을 잇따라 가동하며 중국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조인현 농심 중국법인장은 “90년대말 중국시장은 중국 저가라면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었고 소비자들 또한 한국식품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 마트에 제품 입점조차 되지 않는 등 초창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장기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제품과 판매에 대한 확고한 전략이 필요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농심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성공한 비결로 제품과 마케팅의 ‘투트랙 전략’을 꼽았다. 제품은 한국의 매운맛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광고나 마케팅 등은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우선시했다는 설명이다.

농심은 현지화 된 제품과는 달리 한국의 얼큰한 맛과 제품 규격, 디자인, 브랜드 등을 그대로 중국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여기에 한국 정통 라면 조리법으로 중국 라면업체들과 정면승부를 펼쳤다.

이에 따라 신라면은 중국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 타오바오 등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됐으며 2018년엔 인민일보가 발표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명품’ 선정된 바 있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라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신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효과적인 현지화 마케팅은 ‘신라면배 바둑대회’였다.

농심이 1997년 한국기원과 함께 ‘농심 세계바둑최강전’을 열자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은 중국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업의 제품명을 대회 타이틀로 내세운 것도 세계기전 중 신라면배가 처음이었다. 중국이 처음 우승했던 제9회 대회는 중국 전역 700개 이상의 언론사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농심은 당시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20회를 맞은 ‘농심 세계바둑최강전’은 지난 15일 중국 북경에서 막을 올렸다.

농심은 상해 등 동부 해안 대도시에 서부 중소 도시로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 온라인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는 만큼 온라인 마케팅도 강화할 전망이다.

home 권가림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