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XX들은 맞아야 말을 들어” 발달장애 학생 폭행한 사회복무요원

2018-10-05 13:40

서울 인강학교 사회복무요원들, 발달장애 학생 폭행
피해학생 부모가 폭행 의혹 제기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 무마

특수학교인 서울인강학교에서 발달장애 학생들을 사회복무요원들이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일 더팩트는 인강학교 사회복무요원들이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영상을 단독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학교에 근무하는 13명 사회복무요원 중 최소 5명 이상이 폭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유튜브, thefact

영상 속에는 한 사회복무요원이 학생을 교실 구석으로 몰아놓고 주먹으로 마구 때리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어진 화면에서는 요원들이 학생에게 앉았다 일어났다 시키며 비웃고 괴롭히는 장면도 있었다.

폭행을 일삼은 요원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화나면 줘팼다. 그 자리에서"라며 "그 XX들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는 등 대화를 나눴다. "맨날 때리니까 질려. 지겨워 죽겠어"라고 하기도 했다.

제보자는 매체에 "학교 내 믿었던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학교가) 뒤숭숭하니 공론화하기가 좀 그렇다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폭행 징후가 있어도 물증이 없는 경우 아이들에게 미칠 불이익 때문에 참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피해 학생 학부모 요청으로 경찰과 학부모위원회가 참석한 자치위원회가 열렸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학교 폭력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무국장 채영혁 씨는 위키트리에 "비장애인 학생이라면 이런 폭력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학부모들 선택의 폭이 넓다. 원한다면 다른 학교로 얼마든지 전학갈 수 있다. 하지만 장애학생 부모님들은 (아이를) 다른 데 보낼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수학교가 너무 한정돼 있다. 학부모가 아이를 다른 데 보내고 싶어도 그 곳에 자리가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 당당히 받아야 하는 권리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학부모님들이 학교 눈치를 보게 되고 많이 참으시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피해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채 씨는 "선생님들이 모르고 있었다는 건 믿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그는 "왜 그 많은 선생님들이 이렇게 될 때까지 모르고 있었을까. 정말 몰랐다면 관리가 소홀했던 것 아닐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보도가 나간 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강학교와 관련, 학생을 폭행한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7개나 달렸다. 사회복무요원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서울 도봉경찰서는 지난 4일 인강학교 측으로부터 의뢰를 접수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위키트리에 "현재까지 가해자 총 4명, 피해 학생은 4명이다"라며 "피해 학생들은 국선변호인 선임 후 해바라기센터에서 조사하고 피의자들은 신체·정서적 학대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조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